예능 ‘냉부해’ 출연 유현수 셰프

TV 채널을 돌렸을 때 마주하는 셰프들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4~5년 전부터 먹방(음식을 먹는 방송), 쿡방(요리하는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예능 프로그램은 유명 셰프들을 주방에서 끌어내기 시작했다.

방송에서 보기 힘든 화려한 요리 기술과 그들의 신선한 예능 감각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짧은 광풍으로 끝나지 않을까 했던 쿡방 열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TV 출연을 꺼리는 셰프들도 많다. 본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 점에서 유현수 셰프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제의를 받았을 무렵 고민이 컸다. 요리에 온전히 시간을 쓰고 싶기도 했고, 자칫 ‘우스운 사람이 되는 거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었다.

“처음엔 당연히 (출연제의를) 고사했죠. 대부분 셰프들이 주방 밖으로 나오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가서 웃고 떠들다보면 우스워질 수도 있고. 방송이라는 게 한번 나가면 끝이니까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잖아요. 다만 방송에서 활동하는 한식 셰프가 많지 않다보니, 한식 셰프들도 다양한 활동을 하며 한식 발전과 인식 전환에 나서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냉장고를 부탁해는 출연자의 냉장고에 있는 재료 만으로 15분 동안 음식을 만들어 대결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이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 각 분야에서 유명세 있는 셰프들이 대거 출연한다. 한정된 시간에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감은 물론, 경연이라는 시스템상 스트레스는 늘 따라다닌다. 하지만 막상 경연에 돌입하면 그때 만큼은 요리에 몰입해 스트레스를 잊어버린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2년째 매주 월요일이면 녹화장을 찾고 있다.

“정말 경연이고 미리 짜고 하는 게 아니다보니 많은 일들이 일어나요. 요리하다가 뭘 엎기도 하고 실수도 많이 해요. 그런데 그 실수하는 모습을 오히려 재미있어 하시는 것 같아요. 15분 경연이 주는 스릴도 크죠. 먹방, 쿡방이 5년이나 장수하기는 쉽지 않은데 말이죠.”

최근 바쁜 1인 가구, 맞벌이 부부의 냉장고는 간편식이 채워가고 있다.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되는 냉동식품, 재료와 소스를 한데 볶기만 하면 되는 밀키트가 인기다. 그렇다보니 한식 조리가 젊은 세대들에겐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조리 편의성을 고려해 정통 레시피에 얼마든지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들이 한식을 어렵게 느낀다는 그것으로 한식 생명이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양식 셰프들은 오래 전부터 짧은 시간에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알려왔는데, 한식은 오히려 군더더기를 많이 붙였던 것 같다”며 “굳이 없어도 되는 재료까지 다 집어넣다보니 ‘한식은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통해 ‘한식도 얼마든지 간편하게 빨리 만들 수 있구나’, ‘나도 해볼 수 있겠다’ 하는 인식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방송을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