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수출침체·동절기 3苦 시름

10년간 2배 커진 자연치즈 시장 주목

서울우유, 국산 자연 숙성치즈 개발

매일유업, 15년전부터 고급치즈로 공략

동원, 매운맛 트렌드 겨냥 제품 다양화

인구 감소로 인해 조제분유·우유 소비가 줄고 있고, 분유 수출도 중국시장 등에서 회복이 더디자 유업계가 시름에 잠겼다. 컵커피, 가공유 등에서 업체들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가운데, 성장세가 점쳐지는 고급치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치즈시장 1위 서울우유는 최근 국산원유를 사용한 자연 숙성치즈 제품을 개발 중이다. 제품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는 소비자 입맛이 고급화하면서 고급치즈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동절기에 우유 소비가 줄면서 남게 되는 원유를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유업체의 공통적 애로사항은 원유수급 불안정 문제”라며 “계절적 요인에 따른 잉여원유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자연 숙성치즈 개발에 착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으로는 마무리 단계로, 시장에 보다 파급력 있는 콘셉트 등을 고안하는 데 시일이 다소 걸릴 듯 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국내 치즈시장은 그간 가공치즈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공치즈는 자연치즈를 녹인 다음 식품첨가제나 유화제를 넣어 가공한 치즈를 의미한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슬라이스 치즈가 대표적이다. 우유를 직접 숙성해 만드는 자연치즈는 제조공정 및 관리에 있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높다. 그렇다보니 시중 제품 대부분이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낙농선진국 제품이다. 국산 자연치즈 생산량은 국내 전체 치즈 소비시장의 3~4%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소비자들 취향이 세분화되고 수입치즈를 접한 경험이 늘면서, 다양한 치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소비자들이 자연치즈를 가공치즈에 비해 신선도 높은 고급 제품으로 인식하면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자연치즈 시장은 최근 10년간 2배 가량 규모를 키웠다. 따라서 유업계도 이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치즈 전문 브랜드 ‘상하치즈’를 통해 일찌감치 다양한 자연치즈를 선보이며 고급치즈 시장을 공략해왔다. 지난 2004년 숙성치즈 ‘까망베르’와 ‘브리치즈’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2006년 ‘후레쉬 모짜렐라 치즈’, 2013년 ‘스트링치즈’, 2016년 ‘리코타치즈’ 등을 선보였다. 선제적 시장 공략과 꾸준한 제품군 확대에 힘입어 올해 상하치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F&B는 ‘덴마크’ 브랜드를 통해 ‘인포켓치즈’, ‘구워먹는 치즈’ 등 자연치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0년 출시된 덴마크 인포켓치즈는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스트링 치즈로, 손으로 길게 찢어먹는 재미가 있어 아이들 간식용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구워먹는 치즈는 100% 국산 원유로 만든 자연 치즈를 약한 불에 살짝 구워먹도록 한 제품이다. 최근 식품업계 매운맛 트렌드를 겨냥해 지난 7월엔 구워먹는 치즈 매운맛 제품도 선보였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치즈시장 점유율은 서울우유 27.3%, 동원F&B 20.2%, 매일유업 18.7%, 남양유업 8.2%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치즈시장 규모는 1조300억원으로 업소용시장(B2B) 규모가 7000억원, 유통용시장(B2C)이 3300억원을 각각 차지했다.

업소용시장 규모는 2014년 약 5000억원에서 4년새 40% 가량 급성장했다. 서구식 외식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유통용시장 규모는 지난해엔 전년 대비 7.2% 줄었으나, 2014년 3207억원에서 2017년 3571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