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테마 공모가밴드 하단대비 42%

이익내는 타 필러업체 전망과 대비

업계, 주관사 밸류에이션 의문제기

필러·보톡스 업체 제테마가 최초 책정된 기업가치보다 60% 낮은 가격에 상장을 진행하게 되면서, 상장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의 역량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제시한 적정가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는 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로, 그 수가 가장 많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틀간 청약을 진행하는 제테마의 확정 공모가는 2만1000원이다. 이는 수요예측에서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액 범위(3만6000원~4만8000원)의 하단 대비 약 42% 낮은 가격으로, 최초 할인율이 적용되기 전의 평가액(5만3389원)보다는 61% 낮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318개 기관 중 290곳이 희망범위 하단 미만의 가격을 적어내고 이를 회사가 수용한 결과다.

제테마는 메디톡스, 휴젤, 휴메딕스 등 국내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주가순이익비율, PER)을 고려해 희망가격을 산출했다. 여기에는 해외시장 확대를 토대로 가파른 매출 성장을 나타내고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담겼는데, 이 점을 기관투자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내달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이전상장하는 필러 업체 코리아비엔씨의 기업가치 또한 영향을 미쳤다. 코리아비엔씨는 현재 제테마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이익까지 내고 있는데 약 1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공모가 상단 기준 4000억원대의 시총을 목표로 하던 제테마는 ‘테슬라’(이익미실현) 요건에 도전하는 기업으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각각 158억원, 70억원 적자였다.

최초 책정 기업가치에 60% 넘는 할인율이 적용되다 보니, 업계는 한투증권의 밸류에이션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올 들어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주관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액 범위 하단 미만에 50% 이상의 기관주문이 몰린 기업 수는 총 10개. 그 중 한투증권이 주관한 회사는 펌텍코리아와 라닉스, 제테마 등 총 3곳으로 가장 많다. 펌텍코리아의 경우 희망 가격보다 낮게 공모가를 확정했음에도 불구, 현재 공모가 대비 40% 낮은 가격(무상증자 감안)에 거래되고 있다.

반대로 수요예측 때 제시한 희망 가격을 훌쩍 웃도는 가격으로 공모를 진행해 기관투자자들의 빈축을 산 경우도 있다. 금융 소프트웨어 업체 세틀뱅크가 대표적이다. 세틀뱅크는 최초 수요예측 당시 4만4000~4만9000원 범위를 제시했지만, 70% 이상의 기관 수요가 상단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포진하면서 5만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를 통해 발행사는 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고, 한국투자증권의 주관수수료율도 모집금액의 2.5%에서 3.5%로 상향됐다. 그러나 전날 종가 기준 세틀뱅크 주가는 3만1350원으로, 공모가 대비 43% 낮게 거래되고 있다.

한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업무 관계자는 “주관사의 밸류에이션은 당시 시황이나 업종별 심리적 요소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다”면서도 “가격을 싸게 제시했든 비싸게 제시했든, 위아래로 널뛰는 사례가 누적되자 최근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한투증권의 평판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