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국가인권위원회가 과장급 이상 중 고졸 여성 직원이 5%에 불과한 한 회사에 대해 “대리 이상 직급 승진 시 고졸 여성 직원 할당제를 실시하라”는 의견을 냈다.

23일 인권위에 따르면 2019년 9월 A 회사에 재직 중인 일반직 고졸 남성 직원 1142명 중 과장 직급 이상이 1030명으로 90%인데 반해, 일반직 고졸 여성 직원은 569명 중 과장 직급 이상이 30명으로 5%다. 승진소요기간에 있어서도 2018년 2월 기준 일반직 고졸 직원(남녀 포함)의 5급에서 4급까지 평균 승진소요기간이 8.9년인데 반해, 일반직 고졸 여성 직원의 경우 14.2년으로 고졸 직원 평균보다 5년 이상 더 소요됐다. 진정인 B 씨는 고절 여성 직원으로 승진 등에 차별을 받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했다.

인권위는 “진정인 B 씨가 20년이 넘도록 사원 직급에 머무르는 것은 같은 시기에 입사한 고졸 남성 직원과 비교할 때 과도한 측면이 있다”머 “고졸 여성 직원의 하위직급 편중 및 평균 승진소요기간에서 성별에 따른 현저한 차이를 보인 것은 담당 업무 등 개인차를 고려하더라도 승진에서 전반적인 성별 불균형이 과도해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성별 불균형은 과거 성별 고정관념에 따라 설계되었던 채용 관행과 고졸 여성 직원의 담당업무가 보조업무로 인식되거나 평가절하 되어 승진에서 고졸 여성 직원의 배제 또는 후순위 배정이 관행화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성차별 관행은 고졸 여성 직원에게 비우호적 근로환경을 조성하여 고졸 여성 직원의 근로 의욕 저하와 기업의 생산성 저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판단했다.

A 회사는 현재 성별을 분리해 채용하고 있지 않고, 고졸 여성 직원을 육성하기 위해 부서장의 추천을 받아 관리자로 육성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러한 피진정회사의 소극적인 방식으로는 승진에서의 현저한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직무에 따른 성별 분리 채용이 과거에 일어난 일이라고 하더라도 누적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고졸 여성 직원에 대한 할당제, 교육과 훈련 기회 제공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