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이스 치사율 마른 도로에 비해 53%이상 높아

전문가 “영상이라도 그늘진 곳 블랙아이스 가능성…경고판 부착해야”

12월 14일 오전 4시 30분께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승용차와 화물차 간 다중추돌 사고로 사고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연합]
12월 14일 오전 4시 30분께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승용차와 화물차 간 다중추돌 사고로 사고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동지(冬至)가 지나고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오면서 도로위 암살자 ‘블랙아이스’ 공포도 커져가고 있다. 지난 주말에 이어 23일 출근길에도 블랙아이스 추돌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영상이라도 교각이나 건물 밑 그늘진 곳을 지날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가 블랙아이스 사고 다량 구역에 경고판을 붙여 보다 효과적으로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께 충남 보령시 천북면 서해안 고속도로 서울 방향 광천 졸음쉼터 인근(목포 기점 211.4㎞)에서 11톤 화물차 등 차량 3대가 부딪쳤다. 차들은 블랙 아이스(도로결빙) 때문에 제때 제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제2자유로 신평나들목 부근에서도 블랙아이스로 인해 승용차끼리 부딪쳐 7중 추돌사고가 났다.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다친 부상자 1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블랙아이스는 사고는 치사율(사상자 100명 당 사망자 수)가 일반 마른 도로와 비교해 53%나 높아 ‘도로 위 암살자’라고 불린다. 도로교통공단이 최근 3년간(2016∼2018년) 노면 상태별 교통사고를 비교 분석한 결과 서리 또는 결빙된 포장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의 평균 치사율은 100명당 2.73명꼴이었다. 반면 건조한 포장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치사율이 100명당 1.78명꼴이었다. 같은 기간 건조한 포장도로에 비해 53%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블랙아이스가 많이 발생하는 구역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운전할 것을 당부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교각·교량 특히 대도시 큰 건물 밑 그늘진 지역, 산기슭은 새벽에 얼었던 얼음이 낮에 녹지 않는 곳이 많다”며 “이처럼 상시 그늘진 곳은 운전할 때 늘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의 온도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늘 진 곳은 타 지역보다 3~4도 낮을 수 있기 때문에 결빙의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보통 영상 3도만 되어도 교각이나 그늘진 곳은 빙판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블랙아이스 예방을 위해 운전자 개개인의 노력만 강조할 것이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이미 전국적으로 4년동안 분석된 3회 이상 블랙아이스 사고 지역에 대한 통계가 나와 있다”면서 “공공기관에서는 야생동물 출몰지역 경고판 세우는 것처럼 블랙아이스 사고 우려 경고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