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송무 분야 첫 ‘블랙벨트’ 홍효식 검사…재판 업무 경력 12년 넘어
수사 못지 않게 소송업무 중요…세월호 국가소송도 총괄
공정거래, 조세 등 전문성 확보 필요한데 인력 뒷받침 아쉬워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검찰은 수사 업무를 중시한다. 하지만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의 공판·송무 업무는 그 전문성과 중요성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
공판·송무 분야에서 최초로 블랙벨트(공인전문검사 1급)로 선정된 홍효식(61·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검 검사는 이같이 강조했다. 홍 검사는 지난달 공인전문검사 인증심사위원회(위원장 김영대 서울고검장)에서 만장일치로 블랙벨트 검사에 선정됐다. 블랙벨트는 검찰이 각종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검사에게만 수여하는 자격이다. 심사가 엄격해 수여자가 없는 해도 있었다. 이번 7회 심사에서도 8개 분야에 8명이 신청했는데 홍 검사만 인증을 받았다.
홍 검사는 공판·송무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서울지검 송무부를 시작으로 법무부 송무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 법률 보좌관, 광주고검 송무부, 서울고검 송무부 등을 거쳤다. 공판·송무 분야 경력만 도합 12년10개월이다.
홍 검사는 1995년 서울지검 송무부에서 관련 업무를 처음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있는 3만평 가량의 토지가 일본인의 손에 넘어갈 뻔 한 것을 바로 잡으면서 송무 업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홍 검사는 “그때 자곡동 땅이 지금으로 보면 조 단위의 값어치”라고 했다.
홍 검사는 “2018년 기준 국가를 상대로 제기되는 조세 소송이 1500건이 넘는다. 부과 처분 액수를 모두 합치면 10조원을 훌쩍 넘는다. 국가 입장에서는 재정적 부담이 되는 액수”라고 했다. 이어 “반대로 국민 입장에서는 재산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국가의 재정을 보면서도 한편으론 국민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은 아닌지 살펴 법리적으로 정확하게 판단하고 소송이 불필요하게 장기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판·송무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홍 검사는 세월호 국가소송도 맡고 있다. 영국 재보험사를 상대로 한 공제금 협상과, 세월호 참사의 사고 책임자들을 상대로 한 구상권 청구소송은 국가를 대리해 원고 자격으로 소송에 참가한다. 반면 세월호 유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방어자 입장에 선다. 홍 검사는 “사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이들에게 각 책임자별로 무슨 과실이 있었고 고의가 있는지를 따져 업무 책임 범위가 인정되도록 법리를 구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말을 아꼈다. 홍 검사는 “세월호 참사의 국가 책임을 확인하려는 유가족들의 심정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냐”며 “유가족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보다는 최대한 받아들여주고 아픔을 같이 하면서, 다만 법리적으로 맞는지에 대해서만 살피며 법원의 올바른 판결이 나올 수 있도록 유가족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고 했다.
홍 검사는 “공정거래, 조세, 인허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이 필요한데 현실 여건은 뒷받침 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분야별로 4~6명 정도의 공익법무관이 활동하고 있지만, 지방근무 기간을 제외하면 업무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게 홍 검사의 지적이다. 그는 “사명감 있는 이들이 전문성을 갖고 공판·송무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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