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부산지역 확진자 갈수록 늘어 출근길 시민 피곤함 묻어나지만 평정심 유지 정부·일부언론 ‘대구 코로나’ 표현에 섭섭함 “대구를 돕자” 병상·의료진 등도 속속 도착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24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역사 내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날 4개 열차의 운행이 중지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24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역사 내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날 4개 열차의 운행이 중지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난 주말 전국으로 확산되며 3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지역사회 불안감도 함께 증폭되고 있다. 밤사이 대구는 131명, 부산 22명, 경북 11명 등 확진자는 더욱 늘었다. 계속되는 확산세로 안전지역은 없다는 공포 속에 주말을 보낸 24일 출근길 시민들의 표정엔 육체적·정신적 사투에 따른 피곤함이 묻어 있었지만,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지역은 여전히 불안감이 뒤덮고 있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23일에도 평소 젊은이들로 넘쳐나던 동성로는 거리를 오가는 사람이 한눈에도 1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썰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임시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문을 닫은 점포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왔다는 김보경(24) 씨는 “동성로 거리에 사람이 이렇게 적은 건 처음 본다”며 “마치 영화에나 나오는 유령 도시가 된 것 같아 섬찟한 느낌이 든다”며 갈 길을 재촉했다.

정부와 일부 언론에서 사용해 문제가 됐던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에 대한 섭섭함도 감추지 않았다. 중구 동성로 거리에서 마주한 한 상인은 요즘 분위기를 묻자 대뜸 “정부도 밉고, 언론도 밉다”며 “‘대구발 코로나’ 운운하니까 더더욱 손님이 찾지 않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위기 극복 의지를 다지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주말 달서구 대구수목원에 산책나온 대구시민들은 평정심을 찾고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구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모습도 일부 목격됐지만,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민(48) 씨는 “마음이 불안한 건 사실이지만 외부에서 생각하는 만큼 사재기가 극심하다든가 하는 혼란은 없다”고 말했다. 가정주부 이선영 씨도 “아이들과 3일 동안 방안에만 있다가 답답해서 나왔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돼 아이들이 학교로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전국 각지에서 대구시로 의료 인력과 물자 지원도 쇄도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서구 대구의료원(274병상)과 중구 대구동산병원(246병상), 2곳에 520개 병상을 확보, 코로나19 확진자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 대구시는 다음달 3일까지 대구의료원에 84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중보건의 50여명을 대구에 급파, 선별진료소 근무, 방문 검체 채취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군의관 등 군 의료 인력 101명도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지원 활동에 돌입했다.

주말 새 확진자가 폭증해 충격에 휩싸인 부산도 24일 출근길 시민들이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지난주 출근 시간대와 달리 대부분 시민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출근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대중교통 이용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하철의 경우 평소 출근시간대 시청역에서 서면역까지 이동 시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이날 오전에는 여유가 있었다. 부산진구 서면역 내 출근자도 평소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모습이었다. 회사원 조모 씨는 “지난주와 너무나도 확연히 달라진 출근길 모습”이라며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한 채 출근을 서두르며 지하철 손잡이도 맨손으로는 잡지 않고 서로 간 접촉은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그런 속에서도 지난주까지 코로나19 청정 지역으로 인식되던 부산을 지켜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읽혔다. 부산의 한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대표는 “오늘 아침 조회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개인위생에 세심한 주의를 기할 것을 공지하고, 회사 모임을 모두 연기하고, 개인 모임은 가급적 피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사이 확진자가 5명에서 9명으로 늘어난 광주 지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교육 활동 등 각종 행사의 취소가 잇따랐다. 걱정 속에서도 평정심을 찾고 한 주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 엿보였다. 주부 이선화(34) 씨는 “지난 주말 지인의 돌잔치에 다녀왔는데, 손 소독과 체온 측정 후 입장이 가능했다”며 “그래도 행사장이 너무 썰렁했다. 우리 딸 4월 돌잔치도 연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대구=김병진·부산=윤정희·광주=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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