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등 4곳 이사회의장 겸직

그룹 강한 체질개선 주문 예고

권영수(사진) LG그룹 부회장이 내달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그룹의 5대 주력 계열사 중 4개사의 사내이사 자리에 오른다.

권 부회장은 이들 4개사의 이사회 의장까지 겸한다. 지주사인 ㈜LG의 사내이사이기도 한 권 부회장의 이사회 참여는 그룹의 강력한 체질개선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LG그룹에 따르면 지난 27일 열린 ㈜LG 이사회는 권 부회장의 사내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권 부회장은 내달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다.

LG그룹의 총수인 구광모 회장과 함께 ㈜LG의 공동대표인 권 부회장은 구 회장 취임 이후 2018년 6월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LG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권 부회장의 임기는 2년으로 오는 8월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번에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경우 권 부회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로 연장된다.

권 부회장은 앞서 지난 25일 열린 LG화학의 이사회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됐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지 않는 등기이사로 사내이사와 법적 권리, 의무를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이로써 권 부회장은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의 사내이사를 겸하게 된다. ㈜LG를 제외한 3개 계열사에 대해선 현재 이사회 의장까지 맡고 있으며, 내달 주주총회 이후 LG화학의 이사회 의장직 또한 확실시된다.

이러면 구 회장이 의장직을 맡고 있는 지주사 ㈜LG 산하 그룹 5대 주력 계열사 가운데 권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곳은 LG생활건강이 유일하다.

재계에서는 권 부회장의 이사회 장악 지형에 주목한다.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성장 중인 LG생활건강에 대해선 전문경영인인 차석용 부회장에 전권을 위임하면서, 4개 주력 계열사에 대해선 강력한 체질개선과 사업 구조 개편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4대 주력 계열사는 성장과 정체의 기로에 서 있다.

LG전자는 휴대폰 부문 부진의 과제가 산적해 있고,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과의 법적 분쟁이 상징하는 미래 먹거리 배터리 사업을 둘러싼 사활을 건 경쟁이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의 부진에 따른 실적 부진과 OLED로의 사업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LG유플러스 또한 5G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주도권 확보 싸움이 치열하다. 주력 계열사들의 부진 속에 ㈜LG는 지난해 4분기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그룹 전반의 위기감 또한 한층 고조돼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LG그룹의 핵심 사업인 전자·화학·통신을 모두 거쳤으며, 재무에 전문성을 가진 경영자”라며 “특히 권 부회장은 공격적인 기업 경영 스타일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고 있어 인화의 기업 문화로 상징되는 LG그룹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