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배수 금융위기 이후 최고

소상공인·중기 수요 감당 한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계상황에 몰린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이 시급한데, 그 과정에서 꼭 필요한 정책기관들의 보증여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정부가 보증기관에 대한 직접 출연금을 늘려 건전성 문제를 해소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추경에 편성된 출연 규모론 액수면에서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운용배수는 10.6배다. 운용배수는 보증잔액을 기본재산으로 나눈 값이다. 현행법상 법정 운용배수는 20배지만 그 절반에 그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도 운용배수가 13.4배로 신보보다는 높지만 법정 운용배수에는 훨씬 못미친다. 정치권과 중소기업계에서는 운용배수를 기준으로 보증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보증을 발급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신보 측은 이러한 주장에 난색을 표한다.

신보는 “건전성 등을 고려했을 때 운용배수 10배 정도가 적합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보는 지난해까지 운용배수가 상당히 높아져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보의 운용배수는 2011년 7.2배로 저점을 찍은 이후 매년 높아져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2018년엔 감사원으로부터 재무건전성 확보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이에 지난해 2022년부터 보증총량 규모를 점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중장기 경영계획까지 세웠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에 유동성이 제대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출연을 확대해서 기본 재산을 확대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보에 대한 정부의 출연은 2016년 2100억원, 2017년 1841억원, 2018년 1417억원, 2019년 1510억원으로 줄어왔다. 올해는 추경 전 예산안 기준 2700억원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같은 기조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신용보증기금에 992억원을 추가 출연하는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안은 정무위를 통과하며 액수가 1392억원으로 늘었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와 국회 본회의(17일) 통과를 앞두고 있다. 1392억원 출연으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이 넘는 보증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이 정도의 출연 규모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쏟아지는 보증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출연 액수가 제한돼 있다면 운용 배수를 높이는 방식으로 소상공인과 중기에 대한 지원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금은 확충해주지 않으면서 유동성 공급만 주문하니 운용배수가 올라가는 것”이라며 “혁신기업·기술보증·고성장 기업 투자에 자금 공급을 증가시키고자 한다면 정부가 직접 출연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추경 예산안을 통해 신보에 대한 출연금을 늘리는 것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