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만기 대비 다급해져
“무조건 현금부터 확보” 전략
시중銀 대기업 대출잔액 급증
비교적 신용도가 높은 국내 대기업들이 은행 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은행 대출보다 조달비용이 저렴한 회사채 시장에서 돈을 마련했지만, 최근 금융시장 경색으로 상황이 달라지면서다. 당장 4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자금 상환을 위한 준비도 시급하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회사채 발행 규모는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압도적으로 크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 8조 7382억원 가운데 7조 2763억원이 대기업에서 발행한 회사채다. 중소기업은 약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몇 년간 대기업은 초저금리 상황을 십분 활용, 직접금융시장에서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 때문에 대출 잔액이 일정 수준에서 증감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자본시장이 경색되면서 회사채 발행이 어렵게 되자 은행을 찾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이달 20일 현재 78조6731억원으로, 지난 2월 말보다 1조7819억원 늘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늘어난 규모는 2월 한달간 증가액(7883억원)의 두배를 넘고, 1월 한달간 증가액(1조7399억원)보다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자금확보 차원에서 한도 내 대출을 받았던 것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며 “업종에 상관없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한도대출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로서도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연체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건전한 대기업들에 돈을 빌려주는 게 위험이 적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소기업들이 은행 대출시장에서도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일년 중 재무재표 결산이 마감된 4월에 회사채 발행이 가장 많은 만큼 같은 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도 가장 크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원으로, 금투협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1년 이래 4월 기준 역대 최대 물량이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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