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감찰본부장 총장 휴가 때 '감찰하겠다' 통보

윤석열 총장은 '녹취록 전문 확인이 우선' 의견 밝혀

윤석열 검찰총장. [박해묵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종합편성채널 기자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검사장 감찰 여부를 놓고 대검 수뇌부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언론보도와 대검 반응을 종합하면 한동수 감찰본부장은 전날 의혹을 받는 A검사장에 대해 감찰하겠다는 의견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휴가 중이던 윤 총장은 대검 간부를 통해 먼저 녹취록 전문 내용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종편채널 B기자가 A검사장에 대한 친분을 앞세워 금융사기 범행으로 수감 중인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취재에 응할 것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 대표와 그 대리인을 자처하는 지모 씨의 주장을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B기자와 A검사장이 직접 통화를 나눈 녹취록 혹은 음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A검사장은 이 대표가 연루된 VIK사건이나 관련 투자를 받은 신라젠 사건 모두 관여한 적이 없고, 이 사안을 놓고 B기자와 통화한 적도 없다고 하고 있다.

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임명된 인사다. 애초 윤석열 검찰총장이 감찰본부장 후보군을 복수로 추천했지만, 법무부는 이 의견을 배제하고 판사 출신의 한 본부장을 임명했다. 임기는 2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며 검사장급 대우를 받는다. 감찰 도중 검사의 범죄 혐의가 발견될 경우 수사로 전환할 수도 있어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핵심 보직으로 꼽힌다.

이번 한 본부장의 감찰 착수 의사전달 과정은 매우 이례적이다. 총장이 휴가 중일 때 문자메시지로 감찰하겠다는 입장을 사실상 통보했고, 중요 인사의 비위 사실을 확인할 경우 반드시 거쳐야 하는 감찰위원회도 소집하지 않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한 본부장이 감찰을 강행할 경우 대검 수뇌부 간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2년 한상대 검찰총장은 검찰 개혁안을 놓고 이견을 보인 최재경 당시 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고, 여기에 반발한 간부들이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이른바 ‘검란’ 사태가 벌어졌다. 2014년에는 법무부가 국정원 댓글사건 처리 방향을 놓고 충돌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혼외자 의혹을 사유로 감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채 총장이 사표를 내는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