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안방 ‘막장 드라마’사(史)에서도 전무후무한 논란을 불러왔던 MBC ‘오로라공주’가 막을 내린지 불과10개월, 임성한 작가가 돌아온다. 6일 첫 방송될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를 통해서다.
방송사들이 신작 드라마를 내놓을 때마다 앞다퉈 떠들썩하게 잔치를 벌였던 것과 달리 ‘압구정 백야’는 조용한 시작을 맞을 준비를 했다. 홍보 없이 시청자를 만나겠다는 자신감이다.
지난해 ‘오로라공주’의 제작발표회는 독특했다. 주조연 배우들이 총출동했음에도 하이라이트 영상은 공개되지 않았고, ‘스타 작가’ 임성한은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의 질문은 ‘막장 논란’의 주인공인 임 작가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임 작가와 몇 편의 드라마를 함께 했던 중견배우들은 소위 ‘막장 드라마’ 논란에 저마다의 생각을 전하기에 급급했다.
이번엔 이 같은 절차 또한 생략했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의 브랜드로 인해 이미 ‘압구정 백야’는 제작발표회 이상의 화제성을 안고 안방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전작들의 학습효과로 인해 임 작가의 신작을 바라보는 눈은 이미 색안경을 낀 상황이다. 임성한 작가는 그간 10여편의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와 만났다. 매작품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안방극장을 매료시켰으나,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15.7%로 출발해 57.3%로 종영, 현재까지 역대 일일극 사상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가지고 있는 MBC ‘보고 또 보고’(1998)는 겹사돈 논란을 일었고, 이복형제와 아버지ㆍ후처 갈등을 다룬 ‘온달왕자들’(2000)에선 담당 PD가 “이런 이상한 작품은 도저히 하지 못하겠다”며 임 작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장서희를 ‘일일극의 여신’ 반열에 올려놓은 MBC ‘인어아가씨’는 어머니에 대한 복수로 이복 여동생의 연인을 빼앗아 결혼하는 스토리로 화제와 충격을 동시에 줬고, 신내림과 입양아 묘사의 부적절함으로 시청자 항의가 빗발친 MBC ‘왕꽃 선녀님’(2004), 딸을 버린 엄마가 딸을 그리워하다 며느리로 맞은 SBS ‘하늘이시여’(2005)는 스토리뿐 아니라 특정 직업 비하, 국정 홍보 논란까지 일었다. 2007년 남편인 고(故) 손문권 PD와 함께 작업한 MBC ‘아현동 마님’은 주연배우 연기력 논란에 인기 예능 프로그램 비난 대사로 논란이 됐고, ‘보석비빔밥’(2009)은 자식들이 부모를 내쫓는 내용으로 뭇매를 맞았다. 2011년 ‘신기생뎐’은 주연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에 계모가 의붓딸을 기생으로 만들려고 하는 설정, 조카를 딸로 맞는 설정과 복잡다단한 출생의 비밀, 신내림이나 빙의 소재의 빈번한 등장에 시청자를 충격에 빠트렸다.
임 작가 드라마의 정점은 단연 지난해 방영된 ‘오로라 공주’였다.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한국 드라마사에 길이 남을 대사부터 유체이탈 등의 황당한 상황 설정, 주조연 배우들이 갑작스럽게 죽어나가 중도하차를 밥 먹듯이 했던 절대필력은 황당무계한 스토리 전개와 개연성 없는 구성이라는 지적으로 이어지며 무수한 논란이 일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선 “임성한 작가 퇴출 서명운동”까지 진행됐을 정도다.
그러나 논란은 언제나 과잉된 관심을 동반한다. 논란과 비난의 중심일지라도 임 작가의 드라마는 몇 편을 제외하고는 중박 이상의 성과를 내온 것도 사실이다. 임 작가의 드라마가 엿가락 늘리듯 연장을 반복하는 것도, 불과 10개월 만에 임 작가의 신작이 지상파 방송사에서 120부작 일일드라마로 편성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시청률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유이기도 하다. 제작발표회와 같은 화려한 홍보가 없다는 것조차 다시 화제로 만드는 것 역시 논란의 작가 임성한이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화려한 전적으로 인해 임 작가의 복귀를 앞두고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임 작가의 신작 ‘압구정 백야’가 공개한 정보는 상당히 적다. 드라마는 방송사 예능국을 배경으로 한 가족이야기로 전작 ‘오로라공주’에서처럼 여주인공 이름인 ‘백야’가 드라마의 제목으로 등장하는데, 백야는 미술학도로 ‘학력위조’ 논란의 주인공인 신정아 씨를 모티프로 했다는 점, 남자 주인공 장화엄(강은탁)이 예능국 PD라는 점 정도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 종교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것과 어김없이 임 작가의 조카인 백옥담이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이번 드라마의 특징이다. 첫 방송은 6일 오후 8시55분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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