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코로나19 직격탄' 호텔·항공에 3.2兆 투자
호텔 소유권 '허위양도' 사기에 딜 무산 가능성
“안방 측 법적대응, '구실' 찾던 미래에셋에 기회”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미래에셋그룹의 7조원 규모 미국 호텔 인수 계획이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진 것을 놓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운이 좋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다수 투자 건이 코로나19 사태로 우려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뜻밖의 제3자가 벌인 사기 행각 덕에 수조원의 부담을 덜 기회를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6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안방보험 소장과 미래에셋 측 설명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이 호텔 인수 계약 해지의 근거로 삼고 있는 핵심은 인수하기로 했던 자산 일부의 소유권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방보험과 미래에셋은 거래대상 15개 호텔 중 6개 호텔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허위 양도됐다는 사실을 이미 계약일(지난해 9월) 이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이같은 소유권 하자 건이 시장에서 논란이 되자, 미래에셋 측은 "해당 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며 진화했다.
실제 안방보험은 올해 1월 중순까지 해당 자산의 허위 양도증서를 취소하고 미국 법원으로부터 소유권을 확인하는 최종 판결을 받았다. "제3자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손해배상금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허위 '중재판정문'을 내세운 별도의 사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중간(지난해 12월)에 알게 됐지만, 이 역시 올 1월 "제3자는 해당 자산들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로 정리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제3자가 "분쟁을 중재로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안방보험과 체결했다는 계약서를 제시하고 나서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앞선 법원 판결 결과 해당 계약서의 사기 가능성이 농후했지만, 미래에셋 측은 보다 확실한 안전망을 원했다. 그러나 외부 보험사로부터 부동산 소유권을 보증해주는 '권원보험'을 제공받는 과정에서, 2월 말 새로 등장한 계약서 관련 소송은 보증에서 제외됐다. 안방보험은 "보험약관상 방어 의무에 따른 비용 부담까지는 보증되기 어렵다"고 항변하지만, 미래에셋은 "소유권 문제를 완벽히 정리해야 한다는 매매계약의 내용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미래에셋은 지난 17일 "15일 내에 문제를 바로 잡아달라"고 요청했고, 안방보험은 '계약이행 명령'을 법원에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사기단'의 덕을 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에셋그룹이 이번 딜로 감당해야 할 지분 투자금액은 22억달러(약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호텔 업황이 악화되면서 지분 재매각(셀다운)은 물론 대출 투자자를 구하는 것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던 상황이었다. 막대한 자기자본투자(PI)가 수반되는 만큼, 미래에셋대우 등 계열사의 부동산 투자상품 중개 부서에서는 셀다운 압박이 높아졌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한 대형 증권사의 부동산투자 담당 임원은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안방보험이 사기 행각을 밝혀내고 소유권을 바로잡는 데에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며 "미래에셋이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발을 뺄 수도 있겠다는 조바심에 안방보험이 강수를 뒀고, 이것이 오히려 미래에셋에게 기회가 된 듯하다"고 평가했다.
향후 소송 결과에서 주목되는 것은 계약금의 반환 여부다. 최악의 경우 안방보험 측 승소와 계약 파기가 동시에 이뤄져 계약금만 날리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미래에셋이 납입한 계약금은 약 71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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