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움직이는 로펌들 ③
법무법인 광장
국내변호사 539명, 외국변호사 107명, 회계사와 세무사 등 법조 외 분야 전문가 124명을 포함한 1360명이 일하고 있는 법무법인 광장은 규모로 따졌을 때 김앤장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 국내 3대 로펌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미국 법률전문지 ‘아메리칸 로이어(The American Lawyer)’가 선정한 세계 로펌 매출순위 200위 안에도 김앤장과 광장, 태평양 3곳이 이름을 올렸다. 연 매출 3000억원 규모에 해마다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광장은 한진그룹과의 특수관계로도 잘 알려져 있다. 광장의 설립자인 이태희 변호사는 조양호 회장의 매형이다. 1968년 판사 재직 시절 한진그룹 창업자인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 조현숙씨와 결혼했다. 광장 사무실이 서울 중구 명동의 한진빌딩 본관에 터잡은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실제 광장은 오랜 기간 쌓은 한진그룹 자문과 리스크 관리 경험을 통해 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로펌으로 평가받는다. 광장이 프로젝트 금융(PF)에 강점을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항공기와 선박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대형 실물자산을 활용한 금융기법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특수관계를 통해 광장을 성장시킨 이 변호사는 2009년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지분을 후배들에게 넘겨주는 선례를 남겼다. 후임 대표는 김재훈 변호사가 맡아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변호사 퇴임 후에도 광장은 2018년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사건’을 계기로 전방위로 이뤄진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국세청 조사 등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이 변호사는 1977년 법률사무소를 세우고 기업 자문을 중심으로 회사를 키웠다. 한전과 포스코, 한국은행, 외환은행 등이 고객이 됐다. 이 변호사의 한미합동법률사무소는 다른 국내 1세대 대형로펌들과 마찬가지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기업인수합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했고, 2001년 송무분야 전문로펌이었던 옛 광장을 합병하며 자문과 송무 양쪽에 전문성을 갖춘 로펌으로 도약했다. 회사 이름을 광장으로 하는 대신 영문명은 이 변호사의 성을 딴 리앤코(Lee&Ko)를 그대로 유지했다. 2005년에는 중국 베이징, 2015년 베트남 호치민, 2016년 하노이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하며 기업의 해외진출 과정에서 생기는 법률수요도 소화하고 있다. 기업자문과 송무 외에 공정거래와 조세, 노동 분야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광장은 최근 통신장비 제조업체 ‘감마누’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결정 무효확인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이끌었다.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게 추가 개선기간을 주지 않고 곧바로 거래를 못하도록 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로, 한국거래소 상장폐지 결정을 무효로 판단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지난 3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작업도 법무법인 광장이 맡았다. 지난달에는 엘지상사를 대리해 125억원대 법인세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하는 승소판결을 이끌어냈다.
법무법인 현 대표는 안용석 변호사가 맡고 있다. 1989년 광장의 전신 한미합동법률사무소에서 경험을 쌓았고, 공정거래와 기업인수합병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세계한인변호사회 이사, 한국경쟁법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2018년 광장의 경영대표변호사로 취임했다. 2014년부터 대한항공 사외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좌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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