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공용충전기 1090기 중 단속대상은 2.4% 뿐
2017년 4월 건축허가 받은 9개 건물 급속충전 26기 대상
서울시, 지난 3월 산자부에 단속대상 확대·자치구 위임 건의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모처럼 전기차를 장만해 환경보호에 앞장 선 기분이 들어 뿌듯했던 A씨는 도심 주차장에 있는 충전소를 갈 때마다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충전소 앞에 일반 내연기관 차량이 주차돼 있는 걸 종종 마주해서다. 민원을 넣은 뒤에도 난감한 상황은 계속됐다.’
서울에서 이처럼 일반 차량의 방해로 전기차 충전기를 제 때 이용하지 못했다는 불편 민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전기차 충전 방해행위와 관련해 단속을 요청한 민원은 682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458건)과 견줘 48.9%, 직전 분기(654건)에 비해선 4.2%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4분기부터로 기간을 넓혀 보면 모두 3549건이다. 이 중 올 1분기가 가장 많다. 이는 다산120, 국민신문고, 서울시 스마트불편신고 앱을 이용해 시민이 문제 제기한 건수를 취합한 수치다.
불편 신고가 들어와도 단속 공무원도 난처할 때가 많다. 단속 요청지의 상당 부분이 단속 대상 건물이 아니어서다.
서울에 전기차 충전기는 도심 대형 빌딩, 공공기관 등 공개된 장소의 공용기는 1090기다. 아파트 단지 등 개인 사유지 등 비공용이 3067기다. 이 가운데 단속과 과태료 부과가 가능한 충전시설은 올해 4월 기준 9개 건물에 26기(공용기의 2.4%) 뿐이다. 시내 전체 충전기 4157기 가운데 단속 가능한 건 0.6%에 불과한 것이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 상 단속대상은 2017년 4월6일 이후 주차면 100면 이상으로 건축허가를 받은 ‘전기차 급속충전 시설 의무 설치 시설’이다. 공동주택이나 기숙사는 제외되며, 완속 충전기는 단속 대상이 아니다. 서울시의 경우 공용 충전기 1090기 가운데 완속기가 501기로 절반에 이른다.
과태료 수준도 낮다. 충전소에 일반 주차, 물건적치, 진입방해, 충전 후 계속 주차 등 방해행위는 10만 원, 표지선 훼손 등 고의 훼손이 20만 원이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경우 물건적치 등 주차방해는 50만 원, 고의훼손은 200만 원이다.
서울에서 단속 가능한 건물 9곳 중 6곳이 강서구에 위치한다. 강서구 마곡동에 5곳, 화곡동에 1곳, 구로구 1곳(구로동 퀸즈파크 구일), 성동구 1곳(성수동 메가박스 스퀘어), 서초구 1곳(서초동 마제스타시티 타워) 등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에 등록된 차량은 312만 4000대이며 이 가운데 전기차는 2만83대로 0.5%를 차지한다.
서울시는 전기차 운전자의 계속된 단속 요청에도 단속 가능한 충전시설이 적자, 지난 3월에 산자부와 환경부에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단속 대상 충전시설을 현행 의무설치 충전시설에서 공용충전시설로 확대하고, 단속 및 과태료 부과 권한을 현행 시·도시지사에서 시·군·구청장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계속주차 방해행위 단속 대상에 완속 충전시설도 포함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담당 공무원이 현장을 즉시 방문해 계도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자치구에 단속을 위임할 수 있는 권한이 법 상 없어서 계도할 인원도 부족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시는 단속을 위한 임기제 공무원 5명을 최근 채용했으며, 단속원 4인 2조, 민원접수원 1인 1조 등 3조로 편성해 오는 25일부터 단속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대형할인마트, 백화점 등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충전소를 순찰하며 홍보물을 나눠주고 전기차충전시설의 올바른 이용에 관한 시민의식을 바꾸는 등 주로 계도 활동을 할 예정이다.
시는 아울러 연말까지 공용 전기차 충전기를 대상으로 이용률, 접근성 등 이용현황 분석을 용역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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