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승객 곳곳 실랑이
일부 지역선 폭행사건으로 번져 입건까지
“왜 마스크가 없어요! 저 뒤에 가서 앉으세요, 사람 없는 곳에. 왜 내 뒤에 앉아요? 원래 안 태워야 하는 거예요!”
지난 1일 오후 인천 강화군에서 탄 시외버스 안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중년 남자가 탑승해 버스기사 바로 뒷자리에 앉자, 기사가 큰 소리로 무안을 준 것이다. 이 기사는 “원래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탑승시키지 않는다. 중간에 내리라고 한다는 걸 깜빡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관련 폭행이 급증하고 있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충북 청주시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시내버스 탑승을 제지당한 60대 남성이 운전기사를 폭행해 입건됐다. 기사의 말에 결국 마스크를 꺼내 썼지만, 버스에 타서도 분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그는 경찰에 “운전기사가 마스크를 끼지 않고는 버스에 탈 수 없다고 해서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부산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하려던 30대 남성이, 이를 가로막는 역무원을 밀치고 폭행했다. 그는 개찰구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청한 역무원에게 폭언한 데 이어 승강장에서 전동차 탑승을 제지당하자 역무원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에서는 만취 상태에서 여성 택시기사를 폭행하다 마스크가 벗겨지자, 이를 이유로 재차 시비를 건 50대 남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기사-승객 간 실랑이를 넘어 ‘마스크를 안 썼다’는 이유로 지하철 승객 간에 폭행사건이 벌어져 입건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감염에 대한 개인 민감도의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난 현상으로 풀이된다”며 “나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마스크 미착용이 다른 사람에게는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민감한 시기인 만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엔 국가 방침을 적극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마스크 미착용자는 물론 여성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한 폭행에 대해 “사람뿐 아니라 모든 집단 동물엔 ‘갑질 본능’이 있다”며 “감정 다툼이 잦은 시기이지만 개인을 둘러싼 갑을관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만큼 약자를 좀 더 배려하는 생활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호·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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