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소처장 첫 공개발표
현장중심 사전·사후 모두 점검
불완전판매 근절 시스템 유도
피해구제·분쟁조정도 합리화
다음달 강화된 ‘소비자보호실태평가’ 시작
“금융소비자 교육에도 힘쓰겠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민원담당 직원으로부터 연이율 20%의 개념을 모르는 민원인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소비자가 당연하게 알 것이라 전제하고 있는 것들을 돌아보고 그들이 이해할 때까지 인내해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은 17일 ‘헤럴드 금융포럼 2020’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 추진 방향’을 주제로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았다.
그는 이날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 당국과 업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소비자 눈높이에서, 한발 앞서서=이날 발표는 김 처장이 지난 3월 금융소비자보호처(이하 금소처)의 사령탑으로 임명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선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금소처는 올 초 조직 개편으로 대대적으로 권한과 조직이 확대돼 조사와 검사는 물론 제재 협의권까지 갖고 있어 ‘슈퍼 금소처’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만큼 그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김 처장은 금융이 소비자 눈높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금융사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금융상품 설계 시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에 걸쳐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하고 복잡한 금융상품이 늘어날수록 금융소비자들은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사기나 불완전 판매를 당할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개발 단계에서는 약관 심사 강화를 통해 금융상품의 내재적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김 처장은 설명했다. 또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특정 소비자그룹이 배제된 상품이 개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정한 상품이 설계될 수 있는 내부 통제 체계도 필요하다.
▶현장에서…선제적 감독=판매 단계에서도 정해진 시간 내에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게 효율적으로 금융상품을 설명할 수 있는 체계가 요구된다. 또 최근 라임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판매된 상품이 애초 설정한 운용계획에 맞게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사후적 관리도 중요해졌다.
특히 판매 단계에서는 불완전 판매 근절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강화하겠다고 김 처장은 밝혔다. 가령 ‘미스터리 쇼핑(조사원이 금융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처럼 위장해 상품판매 절차를 평가하는 것)’ 조사 대상 금융사와 금융상품이 확대된다. 이를 위해 관련 예산도 지난해에 비해 배로 늘렸다. 조사 후 조치도 그동안에는 권고사항에 그쳐 강제력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점검 결과에 대해 체계적 사후관리를 구축해 실효성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선제적 감독에도 금융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피해를 신속히 구제하는 기능 역시 강화된다. 금융회사의 위법행위로 소비자 피해가 예상될 경우 관련 부서와 합동 검사를 실시하며, 고령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게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분쟁 조정에 있어서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108명인 전문위원을 40%가량 충원해 1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요 분쟁사건은 분쟁조정위원회 개최 전에 사전 심의 절차를 거쳐 당사자 의견 청취를 함으로써 공정성도 제고할 방침이다.
김 처장은 교육을 통해 소비자의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것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기존에 있던 금융 교재들이 소비자에게 더욱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기존 금융교육이 학교를 통해 주로 이뤄졌던 것에서 탈피해 수시로 시민에게 찾아가는 금융교육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강제보다 금융사 자율 시스템 유도=다음달 착수할 예정인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도 변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는 금융회사의 민원관리 등 사후적 소비자보호와 민원 억제 등 사전적 예방 노력을 평가하기 위해 해마다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를 진행한다. 금감원은 올해 평가 대상 회사를 지난해보다 3개사가 늘어난 71개 회사로 설정하고 평가인력을 증원해 신속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소비자보호를 위한 금융회사의 실질적 노력 등을 정성적 평가에 담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핵심성과지표(KPI) 구성항목 중 소비자보호 관련 항목의 평가 비중을 확대하고, 금융상품 개발 및 판매 전후 프로세스 평가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 처장은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를 통해 금융사들도 소비자보호 중심의 경영문화를 갖추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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