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적인 판사, 상황설명하려 하자 “말 하지마”
휴대전화 반강제로 빼앗아 녹음여부 확인도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 최근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되고 동시에 경찰청 스마트 국민제보에 블랙박스 영상 신고까지 된 경험을 했다. 법의 판단을 받아 보기 위해 ‘과태료 이중부과에 따른 이의 신청’을 하고 즉결 심판을 받았다.
사건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지난 4월 어느날 늦잠을 자는 바람에 지각을 하게 돼 부득이 고속도로 전용차로로 주행을 했다. 기자는 판교 IC를 나와 서울방향으로 출근을 한다. 이날 오전 7시 56분 판교IC를 나와 주행하던 중 차가 막혀 급한 마음에 달래내고개 부근에서 다인승전용차로로 진입했다. 불과 1~2km 주행하다 고속도로 순찰차에 적발돼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그리고 며칠뒤 경찰청교통민원 24시인 ‘이파인’에 들어가 부과금을 납부했다.
그리고 집에 와보니 다인승전용차로 위반으로 고지서가 와 있어 살펴봤더니 바로 그날 납부한 것과 같은 것이었다. 이에 이파인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오전에 납부한 것은 블랙박스 영상으로 신고된 것이었다. 이파인 내에서 이의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이미 납부된 것은 이의신청 접수조차 안됐다. 범칙금으로 명세가 있는 곳으로 가서 이의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이 또한 접수조차 되지 않았다.
이튿날 경기 광주경찰서, 용인동부경찰서, 고속도로 순찰대에 전화를 걸어 이중부과라고 설명하고 하나를 배제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이미 납부한 것은 두고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미납한 것을 취소해달라고 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수 있냐”며 “부과 취소 처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날 그 경찰관은 “교통경찰관이 적발한 것이 우선”이라며 “광주경찰서에 이야기 해줄테니 광주경찰서에 다시 이야기 하라”고 했다. 광주경찰서는 “단속경찰관 우선이라는 규정은 없다”며 “용인동부에서 처리하는게 맞다”고 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용인동부에서 발행된 범칙금은 고속도로순찰대에서 적발한 것이라며 고속도로순찰대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고속도로순찰대는 “단속지점이 상행 400km로 적혀 있다”며 “이 위치는 죽전부근이어서 다른 장소”라고 주장했다. 어이가 없었다. 출근 시간에 불과 1분 사이에 죽전에서 판교를 지나갈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판교IC를 나와 하행도 아니고 상행으로 어떻게 죽전까지 갈수 있냐고 설명을 해도 나는 모르니 억울하면 ‘과태료 이중부과에 따른 이의 신청’을 하라고 했다.
결국 서울 강남경찰서에 이의신청을 하고 최근 즉결심판을 다녀왔다. 기자는 죄인으로 즉결심판에 간것이 아니다. 경찰의 행정편의 주의가 국민을 곤란하게 하는 것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한 것이다. 이의신청에 따른 비용이나 시간이 범칙금보다 훨씬 많이 든다는 것도 안다.
장모 판사가 들어와 한명씩 판결을 내렸다. 내 앞에 두 사람이 허위신고로 즉심에 넘겨졌는데 그들 모두 “술을 많이 먹고 실수 했다”며 “잘못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자 판사는 벌금 10만원이라고 선고했다.
이어 기자 차례가 왔다. 신분을 확인하고 판사가 목소리 톤을 높여 말했다. “이게 동일지점입니까” “네 동일지점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하나는 단속카메라에 단속된 것이고 하나는 순찰경찰관이 단속한 것으로 동일 지점이 아니라고 했다. 기자는 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통상 2~3km 정도는 동일 지점으로 판단해서 둘중 하나만 납부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또 단속카메라가 아니라 운전자가 경찰청 스마트 국민제보에 블랙박스 영상을 신고한 것이라고 정정해 줬다. 그러자 판사는 재차 카메라에 단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자세히 설명하려고 하는 기자에게 판사는 “말하지 마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면 이의신청서라도 제대로 읽어봐달라고 말하려고 하자 경찰관이 제지하고 나섰다.
기자는 즉심에 앞서 이의신청서를 A4용지 2장 정도로 서술해서 첨부했다. 경찰서에서 이의신청서를 첨부할 때 한 경찰이 이렇게 길면 판사가 읽어보지 않는다고 해 간단하게 새로 써 앞장에 붙이고 적어온 것은 첨부하겠다고 했다. 판사가 이조차도 읽어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판사라면 그리고 이의신청을 한 것이라면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최소한 읽어는 보고 와야 하지 않나. 재판정에 와서 대강 훑어보고 소리나 지르는 판사는 판사 자격이 없다.
계속 말을 이어가려고 하자 경찰까지 제지하고 나섰다. 판사는 벌금 6만원에 벌점 30점을 부과한다고 감정적으로 소리쳤다. 이어 나가려고 하자 경찰이 휴대전화를 달라고 했다. 왜 줘야 하냐고 반문하니 녹음했나 확인해야 한다는 것. 녹음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또 어떤 법적 근거로 휴대전화를 보려고 하냐고 묻자 그 경찰은 판사를 쳐다 봤다. 판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법정에서 한 행위가 유출될 것을 우려한 듯 강제로라도 빼앗아 녹음을 했는지 확인하라는 듯 했다.
기자들은 기사에 자신의 이름을 넣고 기사를 쓴다. 그것은 그 기사에 대해 기자가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다. 적어도 판사라면 자신이 법정에서 한 판결은 물론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 자신의 고압적이고 오만한 언행이 유출될 것이 두려워 강제로 휴대전화를 빼앗아 녹음 여부를 확인할 정도라면 판사 자격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까.
기자는 이 즉결심판에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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