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육아연계 공유오피스 주요 도시로 확산

美, 유타주 원격근무 실험으로 온실가스 감축

EU, 센서로 고령근로자 건강까지 ‘스마트워크’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가에선 보육시설 연계형 공유오피스 사업 모델이 뜨고 있다. [http://sifted.eu]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가에선 보육시설 연계형 공유오피스 사업 모델이 뜨고 있다. [http://sifted.eu]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1. 영국 런던의 공유오피스 ‘써드 도어’는 데스크톱, 와이파이, 프린터 등 업무에 필요한 기자재 제공 외에 한국의 공유오피스와는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피스와 보육서비스를 패키지로 또는 따로 이용할 수 있다. 보육서비스는 돌봄과 야외 체육활동, 교육 프로그램, 식자 제공을 포함한다. 창업자는 핀란드 대기업 노키아에서 재직 중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서비스 니즈를 파악하고, 2008년 런던에 영국 최초의 육아 가능 공유오피스를 설립했다. 보육시설과 연계한 공유오피스는 런던 뿐 아니라 버밍엄, 캔터베리, 캠브리지에도 생겨났고, 독일 퀼른과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이탈리아 밀라노와 피렌체, 로마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2. 미국 유타주 예산관리 부서는 2018년9월부터 2019년 5월까지 공공부문 근로자 136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근무환경 프로젝트’를 시범 운영했다. 재택, 모바일워크, 자유좌석제 형태로 일주일에 최소 3일 일하도록 한 것. 사업에 참여한 근로자의 차량 종류, 연식, 통근거리, 재택일수 등을 합산한 결과 시범사업 기간 동안 배기가스를 273파운드 감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사무공간을 없앰으로써 임차 비용 연간 22만 달러를 절약했고, 근로생산성이 20% 이상 개선된 것으로 측정됐다. 또 개인사로 퇴직을 고려하던 직원 3명이 원격근무 시도 뒤 지속 근무할 수 있게 돼 인력 재교육에 드는 비용을 아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에서도 재택과 유연근무가 일부 시도됐지만 이미 해외 주요국에선 일하는 방식이 다양하게 바뀌고 있음이 확인된다.

17일 서울디지털재단이 발간한 ‘스마트워크 정책동향: 주요국 원격근무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유럽과 미국에선 저출산, 환경오염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으로서 원격근무가 늘고 있다.

미국은 주 정부가 원격근무 도입에 적극적이다. 버지니아 주는 민간 기업이 원격근무를 시행하면 프로그램 개발과 하드웨어 등 제반 비용에 대해 2022년 1월까지 한시적으로 기업 당 최대 5만 달러의 세제를 감면해주고 있다. 이러한 감세 정책은 조지아, 메세추세츠 등 다른 주에서도 시행 중이다. 버지니아주는 또한 원격근무 근로자 1명 당 최대 1200달러를, 고용주 당 최대 2만 달러를 지원한다.

원격근무를 도입하면 생산성은 더 높아졌다. 부동산 시설과 사무 공간 사용료를 줄이는 대신 직원급여와 기술혁신 재투자비를 늘렸기 때문이다.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 근로자를 위한 ‘스마트워크’도 시도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호라이즌 2020’이 대표적이다. 2019~2021년 3년간 총 399만 유로를 들여 8개국 ICT 산업계, 학교, 공공 등 10개 조직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고령자가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업무공간에 센서를 설치해 움직임 등으로 고령 근로자의 건강을 챙기고,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고령친화적 스마트워크를 구현하면 고령층도 얼마든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고용주와 돌봄제공자는 고령자의 이상 행동을 원격으로 살필 수 있어 만일에 대비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관광지, 휴양지에 근무환경을 조성한 ‘워케이션(Workation; 일 ‘Work’과 휴가 ‘Vocation’의 합성어)으로 주목받는다. 와카마야현이 2017년에 해변과 온천관광지에 사무실을 설립하면서 시작해 지난해 7월에는 ‘워케이션 지자체 협의회’도 생겼다. 지자체는 지역 재생과 지역격차 해소를 꾀할 수 있고 근로자는 여가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어 반긴다.

강민정 서울디지털재단 선임은 “해외 주요국에서 원격근무 패러다임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코로나로 촉발된 일하는 방식의 변화 추세에 대응해 업무공간과 방식에 디지털혁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강 연구원은 “아동·보육 서비스에 스마트워크센터와 공유오피스 시설을 연계할 경우, 여성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고 일 가정 양립을 도모할 수 있다. 워케이션 모델은 근로자 복지제도와 지역재생 사업을 연계해 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