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개 중기 대상 조사 하반기 경기 전망 ‘암울’

내수부진, 하반기도 지속될 전망

87.7% “긴급재난지원금 도움 안돼”…법인세 인하, 자금지원 호소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91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하반기 경기전망지수(SBHI)가 51.5%로 나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8.6%)보다 17.1%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SBHI는 지수가 100 이상이면 조사 기업 중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본 기업이 부정적으로 전망한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하락할 것이란 답변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상반기 대비 하반기 경기 전망 조사
2020년 상반기 대비 하반기 경기 전망 조사

올해 하반기 전망에 대한 기업들의 답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67.8%로 가장 높았다. ‘보통일 것’이란 답변은 28.9%, ‘호전될 것’이란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하반기 경기 악화를 우려하는 기업 중에는 제조업, 소기업, 매출 5억원 미만의 기업 비중이 높았다. 제조업 기반의 작은 기업일수록 어렵다는 것이다. 제조업 중 악화 전망을 내놓은 곳은 71.4%, 소기업은 70.6%, 매출 5억원 미만 기업은 78.1%에 달했다. 서비스업(64.0%)이나 중기업(61.9%) 등은 하반기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응답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작은 기업들일수록 위기에 크게 흔들리는 것은 상반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상반기 SBHI도 47.3%로 전년 동기보다 9.6%포인트나 떨어졌다. 상반기 체감 경기가 악화됐다는 응답이 71.4%나 차지한 가운데, 이 중 소기업과 매출액 5억원 미만 기업 비중이 컸다. 소기업 중에서는 74.1%나 상반기 경기가 악화됐다 답했고, 매출액 5억원 미만도 79.8%나 경기 악화를 호소했다.

2020년 하반기 예상되는 경영상 어려움(복수 응답)
2020년 하반기 예상되는 경영상 어려움(복수 응답)

올해 중소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최대의 어려움은 코로나19 등 예측하지 못한 변수로 인한 내수부진(경기침체)였다. 상반기 어려움에 대해서는 80.4%가 내수부진을, 하반기 예상되는 어려움으로도 79.1%가 내수부진을 꼽았다. 이어 하반기 자금조달 곤란이 예상된다는 답변도 39.0%나 됐다.

긴급재난지원금의 매출 도움 정도
긴급재난지원금의 매출 도움 정도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내수를 진작시키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일시적이고 일회적인 방안이어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난지원금이 도움이 됐다는 답변은 12.3%에 그쳤다. 87.7%의 기업들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나마 도움이 됐다는 곳에는 도소매 및 서비스업이나 중기업, 매출액 5억원 이상~20억원 미만이 많았다. 소기업 중에서는 10.1%, 매출액 5억원이 안되는 영세 기업들은 7.0%만 지원금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중소기업들은 긴급재난지원금보다 소득세·법인세 등 세금을 인하하거나(72.8%)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하고(54.8%),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등 금융지원(53.5%) 등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