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만명 대상 고혈압 치료제와 코로나19 유병률 분석

전문가 “치료제 보다 고혈압 자체가 위험 요소, 복용 지속해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고혈압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중국에서 고혈압 치료제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실제 조사 결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정해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40세 이상 대구시민의 지난 1년간 고혈압 치료제 복용 여부와 코로나19 유병률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고혈압 치료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ARB)’가 코로나19 감염에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하고자 이뤄졌다.

지난 3월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때 ACE2 수용체에 결합하는데 이 두 가지 고혈압 치료제가 체내 ACE2 발현을 증가시켜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당시 중국 우한시의 한 의사는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170명의 절반이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며 “고혈압 환자의 사망 위험이 가장 높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연구 결과가 공개되자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 고혈압 환자들의 불안도 커졌다.

하지만 미국 의학계에서 이를 반박하며 고혈압 치료제 복용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대구시민 137만명의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호트 연구로 고혈압 치료제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무관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약물의 종류와 무관하게 고혈압 치료제를 성실히 복용한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혈압 환자는 코로나19 우려를 이유로 약물 복용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고혈압 치료제가 아니라 고혈압 자체가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약물 복용으로 혈압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치료제가 논란이 된 3월에도 “고혈압 치료제 사용으로 얻는 이득이 중단 및 변경에 따른 위험보다 크다”며 지속해서 치료제 복용을 권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