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직접 양조장·목공소 만드는 아파트
오는 29일부터 입주 시작…지축은 22년 1월 준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아파트도 DIY(do it yourself·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 상품)가 가능할까. 견본주택에서 본 ‘레디메이드(기성품)’ 아파트 대신, 놀이터부터 아파트 헬스장 등 커뮤니티 시설을 입주자들이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주거방식이 첫 시험대에 오른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500여 가구 아파트에서 마을공동체를 추구하는 위스테이 별내(남양주)가 오는 29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이 아파트는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다. 협동조합원들이 회의를 통해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만들고, 비품을 고르고, 운영방식을 정했다.
더함의 양동수 대표는 “이 (커뮤니티) 공간에 있는 5000여개 가구와 집기들을 모두 조합원이 골랐다”며 “조합원들은 입주일이 아니라 2년 전부터 설계 기획에 참여한 것이라 공간에 대한 애정이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힘든 점도 없지 않았다고 한다. 현장 관계자는 “결국 취향의 문제라 정답은 없으나 뭐든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것들이었다”라며 “수개월 동안 45번 이상의 모임을 가졌는데 매순간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털어놨다.
설계 당시에 고무칩 놀이터로 정해졌지만, 입주민들이 의견을 내 모래 놀이터로 바꾼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동안 관리가 어렵고 유실이 잘되는 모래 대신에 고무칩 놀이터가 인기였다. 하지만 모래가 아이들의 창의성 발달에 더 좋다는 조합원 의견이 나와 변경했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실내 헬스장 운동기구를 고르는 데는 전직 국가대표인 조합원의 의견이 반영되고, 막걸리 장인의 주도하에 운영되는 발효실도 만들어졌다.
이토록 세심한 커뮤니티 조성이 가능했던 이유는 시공비에 건설사가 가져가는 도급비 이외에도 30억원이 별도 비용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입주자들이 한 명도 안 정해진 상황에서 설계는 이미 다 만들어지고, 시공사와 공사단가 합의한 다음에 제안서가 당선된 상태였다”며 “그 큰 틀을 바꿀 순 없는데, 그 안에 어떤 시설을 넣을지를 조합원들을 모아서 계속 의논했다”고 말했다.
500가구 모두가 이 과정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회의에 매번 참여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놓는 조합원은 전체 5% 남짓, 간간히 참여해 의견을 밝힌 조합원들도 10% 정도였다.
이처럼 전체 주민의 15% 정도가 의사결정을 끌고가다보니 나머지 말을 하지 않는 85%의 마음을 알 수 없어 불안한 면도 있었다고 한다. 양 대표는 “커뮤니티 활동에 뜻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막연하게 (아파트에)들어오신 분들도 있다”며 “그래서 의무적으로 조합교육을 실시했다. 그러면서 조합활동에 재미를 붙이는 분들도 있고, 안 맞는다고 나가는 분들도 생긴다”고 했다.
위스테이 별내는 50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인만큼, 기존 협동조합형 주거공동체보다 한층 느슨한 단계의 공동체를 추구한다. 현재는 주변시세의 80% 선에서 임대료가 정해졌다. 전용면적 84㎡ 기준 보증금 약 2억8000만원에 월 임대료 10만원이다. 이 10만원 안에 커뮤니티 관리비 5만원이 포함됐다. 현재로선 8년뒤에 분양으로 전환되면 기존 임대계약은 모두 청산될 예정이다. 같은 사업모델을 적용한 위스테이 지축은 내후년 1월 준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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