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동안 밤샘 중집에서 결론 못내려
김명환 속한 전국회의서도 “반대” 성명
김명환, 중집서 “20일 임시 대의원대회”
강경파 반대로 합의안 추인 쉽지 않을듯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추진해 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지도부가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안의 추인을 위한 임시 대의원대회를 이달 20일 개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실상 사흘에 걸친 중앙집행위원회(중집)에서 해당 합의안이 추인되지 못한 선례로 볼 때 합의안 통과 가능성은 낮다고 노동계에서는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3일 새벽 중집에서 노사정 합의안의 중집 추인이 무산됐음을 확인하고 “민주노총 규약상 위원장 권한 행사로 소집할 수 있는 임시 대의원대회를 20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 주재로 이달 2일 오후 5시50분부터 이날 오전 1시40분까지 약 8시간 동안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중집을 열고 합의안 추인 여부에 대해 ‘끝장 토론’을 벌였지만 다수의 반대로 끝내 동의를 얻지 못했다.
민주노총 규약상 대의원대회는 조합원 총회 다음 가는 의결 기구로,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소집할 수 있다. 조합원 500명당 1명꼴로 선출한 대의원으로 구성된다. 민주노총이 지난 2월 개최한 정기 대의원대회 재적 인원은 1400여 명이었다. 개의 요건은 재적 인원 절반 이상(717명)이며, 출석 인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임시 대의원대회 공고는 개최일로부터 7일 전까지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안을 대의원대회에 부치기로 한 것은 합의안을 살리기 위한 최후의 승부수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30일 중집을 열어 노사정 합의안의 추인을 시도했지만, 강경파의 반대에 막혔다. 회의 도중 김 위원장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등을 만나 민주노총의 요구 사항을 추가로 반영한 최종안을 만들어 중집에 제출했지만, 강경파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안에 서명하는 협약식 당일인 이달 1일 아침에도 중집을 열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강경파 조합원들의 회의장 난입으로 사실상 감금돼 협약식에 못 갔고 노사정 합의도 무산 위기에 빠졌다.
김 위원장이 온라인 대의원대회 소집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합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인 민주노동자전국회의(전국회의)도 지난 2일 합의안을 폐기하고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국회의는 김 위원장이 속한 ‘국민파’에 속한다. 자신이 속한 계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합의안 통과를 위해 김 위원장이 나선 것이다. 때문에 합의문이 대의원들로부터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제로 민주노총이 ‘민주노조’를 표방함에도 실제로는 소수 활동가 중심의 정파 논리에 좌우되고 대의원대회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집 때처럼 강경파의 조직적인 반대로 합의안 통과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중집에서 민주노총은 토요일인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전국 노동자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서울시가 집회 금지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노총은 연기 배경에 대해 “최근 전문가들이 코로나19 2차 유행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 우려의 시각이 있다는 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국 노동자대회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해고 금지, 전 국민 고용보험 제도 도입, 비정규직 철폐 등을 전면에 내건 대규모 집회로, 5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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