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초 멕시코, 브라질, 페루,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파라과이의 지자체 공무원들로 구성된 사절단을 인솔해 한국에 다녀왔다. 코트라가 준비한 스마트시티기업과의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을 마치고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을 방문했는데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우리 일행이 있던 회의실이 마치 스파이영화의 한 장면처럼 TOPIS의 한 공간으로 변하면서 TOPIS의 거대한 모니터 화면과 마주쳤다. 모두 ‘와’ 하는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미주개발은행(IDB)은 2050년 중남미의 도시화율이 90%에 달할 것이라고 하면서 메가시티보다는 중소 규모의 도시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50년 전 세계 도시화율이 68%에 달할 거라는 유엔의 예측과 비교해보면 앞으로 중남미 도시가 겪게 될 치안, 교통, 에너지, 환경 등 각종 도시문제가 눈에 선하다. 다행히 스마트시티를 구현할 수 있는 인터넷 네트워크 구축 및 개인 모바일 디바이스 보급도 급격히 늘어나 바야흐로 중남미에서도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할 만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한다.
중남미지역본부는 작년에 ‘스마트시티’를 중남미 진출 유망 분야로 선정하고 관할무역관을 통해 스마트시티사업을 발굴·지원했다. 여러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에콰도르 제2의 도시인 과야킬(Guayaquil) 시정부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였다.
스마트시티의 중남미 진출에도 이러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진 수많은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보여주면서 시작하기보다는 스마트시티 진출이 유망한 타깃 도시를 먼저 정하고, 스마트시티의 개념과 필요성,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방법, 시급한 솔루션과 재원 확보 방안을 소개한 후 자연스럽게 한국의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세련되고 효율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과야킬 사례로 돌아가보자. 중남미는 정권이 교체되면 말단공무원까지 다 교체되고 의사 결정이 매우 늦다. 따라서 시장 임기 초기에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임기 내 프로젝트가 완료되지 못할 수도 있고 선거를 통해 시정부가 교체되면 프로젝트가 도중에 중단되는 경우도 많다. 이 점을 고려해 과야킬 시장이 당선인 신분일 때 면담을 통해 스마트시티의 개념과 효용성 그리고 한국 스마트시티 솔루션의 우수성에 대해서 설득했고, 서울시 협력으로 스마트시티 전문가들이 과야킬을 방문해 현장실사를 통해 스마트시티 컨설팅을 진행해 시정부에 신뢰를 줬다. 중남미 다자개발은행(MDB)을 통한 자금 지원 방안도 협의했다. 현재 시정부는 에피코(EPICO)라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했고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 Knowledge Sharing Program)으로 신청한 상태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매우 궁금해진다.
정석수 코트라 중남미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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