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10% 불과…90%는 2차 노동시장 종사
공공부문 일정 성과냈지만…더 열악한 민간부문 확산 요원
“정규직 전환 아닌 정규직 일자리 만들어 평등한 기회보장해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은 양극화된 노동시장 간 이동사다리가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근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이 이뤄진다고 해도 민간부분으로 확산이 어려운 만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절된 노동시장간 이동 사다리가 만들어지지 않는한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는 얘기다.
13일 트위터가 다음소프트와 함께 트위터 상에서 이슈가 된 주요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한달간 가장 많은 언급량을 기록한 화제의 키워드는 ‘비정규직’이었다. 지난달 21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보안검색 직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된 결과다. ‘인국공’의 결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면 6월 한 달간 ‘비정규직’ 키워드가 10만건 가량 언급됐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하면서 공격적으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왔다. 2017년 7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제시, 당시 비정규직 20만5000명을 2020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5월말 기준, 18만1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서울교통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에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진행됐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363개 공공기관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은 9만1307명이다. 이는 지난 4월29일 기준 전체 공공기관 정원 41만594명의 22%에 달한다.
공공부문에서 정규직 전환만 놓고 보면 성과가 가시화되는 부분이 분명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아니라 민간부문 비정규직이다. 월 300만원 받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도 중요하지만 최저임금 이하로 일하는 민간부문 비정규직이 더 많고 훨씬 더 위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
게다가 정부가 의도하는 민간부문으로 확산 여부도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상황이다. ‘인국공’ 내 정규직 전환을 놓고도 논란이 들끓는 마당에 훨씬 더 복잡한 이해관계와 상황이 얽혀 있는 민간으로의 확산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근본 문제인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현재 진행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으로는 갈수록 벌어지는 노동시장 양극화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정규직, 공무원 등이 포함된 1차 노동시장과 임금 고용안정성이 열악한 중소 및 영세기업, 비정규직을 포괄하는 2차 노동시장으로 분절돼 있다. 지난 2018년 8월 기준 국내 전체 임금 근로자의 10% 정도만 1차 노동시장에 종사하고 90%의 근로자는 2차 노동시장에서 일한다.
이로 인해 청년실업, 여성 고용 부진, 낮은 출산율, 과밀한 자영업자 양산 등의 문제들이 파생된다. 청년들은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면 1차 노동시장으로 이직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처음부터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대기업에 취업하고자 구직 기간을 늘리고 있다.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등으로 단절된 경력을 잇고자 할 때 2차 노동시장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면 아예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기도 한다. 은퇴자들은 열악한 2차 노동시장에 들어가느니 차라리 자영업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인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인국공 사태’가 이렇게 비화된 것도, 경직되고 폐쇄적인 노동시장의 문제가 곪아 터져 나온 것”이라며 “‘인국공 사태’가 해결된다고 해도, 노동시장 이중구조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노동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 노동시장에는 벽이 아닌 사다리가 놓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면 먼저 해당 비정규직이 담당했던 직무를 정규직 담당직무로 전환하고 그 직무에서 일할 사람을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를 통해 뽑아야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고 공정한 노동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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