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아르헨티나에 관한 기사를 BBC에서 본 적이 있다. 오래된 기사였는데 2001년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를 경험한 두 명의 아르헨티나 여성을 취재한 내용이었다.
한 여성은 2001년 경제위기 이전에 아파트를 사기 위해 달러화를 은행에 저축했다. 그러나 경제위기로 국가의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나자 정부는 달러화 예치자들에게는 달러화를 모두 현지화로 바꿔 지급토록 명령했다. 현지화로 받은 금액은 아파트가 아닌 자동차 한 대를 겨우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
다른 한 여성은 경제위기 이전에 운 좋게 달러화를 인출했고 정부가 시중의 달러화를 모두 거둬들여 달러화 품귀로 치솟은 달러 가치 덕분에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달러화를 현금으로 보관하는 것을 아르헨티나인들은 “매트리스 은행(mattress bank)”이라고 한다. 침대 매트리스 밑에 사람들이 보지 않도록 보관한다는 비유이다. 아르헨티나에는 개인이 현금으로 보유하는 달러화가 막대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국가의 외환보유고 규모보다 일반 개인의 외환보유는 매우 크고 구매력도 상당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펴낸 자료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인들이 개인적으로 은행에 예치하거나,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해외계좌에 넣어 놓은 달러화가 2020년 3월 말 기준으로 2000억달러가 넘어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의 5배를 넘는다. 이 중에 은행예치 비율은 전체의 10% 미만이고 현금으로 보유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이러한 민간의 달러화 대규모 보유 추세는 2018년부터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정권교체 가능성 등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 대거 달러화를 구입했기 때문일 것이다.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로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전 세계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아르헨티나가 이미 국가부도 상태에 들어갔다고 섣불리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채 문제를 순조롭게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채권자들과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제시한 새로운 외채 조정안이 미국에서 채권단, 재무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orld Bank), 미주개발은행(IDB)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하니 8월까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되리라 믿는다.
아르헨티나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병행해 외채문제 해결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머지않아 이 두 문제를 모두 해결하면서 한국과의 교역도 다시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민간 부문의 자금은 충분하고 구매능력이 높은 것은 민간부문에서의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의 거래를 원하는 아르헨티나 업체, 특히 한국으로부터 수입하기 위해 수입승인을 받으려고 신청하는 업체의 문의도 지속되고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씨를 다시 뿌린다는 생각으로 아르헨티나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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