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점 LTV로 잔금대출
시세 급등한 일부 단지서
한도 급증…분양가 넘기도
시세차익 자금마련 도운셈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가 13일부터 신규 규제지역에서 기존에 분양받았던 사람들의 잔금대출을 규제 이전과 같은 수준에서 허용해주기로 하자, 분양가보다 많은 금액을 잔금대출 받을 수 있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 중 일부를 대출해준다는 기본 취지에 어긋나는데다, 그동안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둔 이들이 과도한 대출 혜택까지 누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6·17부동산 대책 신규 규제지역에서 기존에 분양받았던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의 잔금대출에 대해 13일부터 규제지역 지정 이전의 대출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7·10 대책에 따른 것이다.
규제지역으로 대출한도가 낮아지지만 입주자모집공고 시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해주겠다는 것이다. 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가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미 잔금대출을 받았더라도 해당 아파트 단지의 입주지정기간이 끝나지 않았다면 대환을 통해 잔금대출을 더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불이익’을 피한 이들 뿐 아니라 ‘뜻밖의 혜택’을 보는 이들도 생겼다. 분양가보다 더 많은 잔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 단지가 줄줄이 등장하면서다. 주로 3~4년 전 분양했다가 입주시점을 앞둔 현재 집값이 크게 올라 LTV를 적용하더라도 분양가보다 대출가능액이 더 커진 단지들이다.
현재 입주가 한창인 서울 은평구의 ‘DMC롯데캐슬더퍼스트’는 2017년6월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5억원대에 불과했다. 현재는 분양권이 두 배 이상 오른 12억 가까운 금액에 실거래된다. 투기과열지구의 LTV를 적용하면 40%로 대출이 4억8000만원 정도 되는데, 7·10 대책에 따라 분양시점의 LTV(조정대상지역 60%)를 적용해주면 7억2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 입주 중인 인천 ‘송도 호반베르디움3차에듀시티’(84㎡)도 분양가는 3억8000만~4억3000만원에 불과했는데, 최근 실거래가가 6억원까지 뛰었다. 송도는 지난달 6·17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는데 그에 따른 LTV를 적용하면 2억4000만원밖에 대출이 안나온다. 하지만 7·10 대책에 따라 대출가능액이 4억2000만원까지 껑충 뛰게 됐다.
6·17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경기도 부천의 ‘소사본동 한신더휴 메트로’(59㎡)는 분양가가 3억원대에 불과한데, 잔금대출이 4억원 이상 나올 수 있다.
결국 현재 시세보다 싸게 입주권을 확보한 이들은 60% 이상의 LTV를 누릴 수 있다. 분양가보다 잔금대출이 많아지려면 시세가 40% 이상 뛰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미 상당한 시세 차익을 누린 이들에게 대출규제 완화의 혜택까지 주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특히 대출가능액이 실매입가를 넘어선 이들은 집값을 다 치르고도 대출금이 남을 수 있다. 규제 강화로 저금리의 주택담보대출 받기가 어려워진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한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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