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실주택 세제 대책 필요

정부가 민간 임대사업자에 대한 임대주택 세제 보완책을 지난 7일 내놓은 이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애초부터 주택형태·임대기간 등 다양한 사례를 포함하는 임대사업자 제도를 ‘없던 일’로 만들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기존 임대사업자들은 정부의 뒤늦은 ‘땜질’에 기대를 거는 상황이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대상 주택을 임대등록한 임대사업자 사이에서 추가 보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전까지는 임대등록한 주택이 정비사업으로 멸실해도, 주택 준공 후 재등록하는 방식으로 세제 혜택을 위한 임대의무기간(4년·8년)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 임대사업자 제도가 아예 폐지됨에 따라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당초 이들이 보장받았던 거주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와 관련해선, 이미 거주주택을 양도할 때 비과세 혜택을 받았으나 이후 정비사업으로 임대의무기간을 충족하지 못하면 소득세법상 기간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는 예외 규정만 있다.

이는 기존에 거주주택을 매도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았을 때만 멸실에 따른 의무기간을 못 채워도 인정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주택이 멸실 예정이라면 지금 거주하는 주택을 팔아야 하고, 이미 주택이 멸실된 경우는 혜택을 받을 방법이 없다.

정부가 이번 보완책에서 자동말소로 인해 임대의무기간을 채우지 못한 4년 단기 임대사업자들에게 거주·임대주택 양도세 혜택을 보장하기로 한 것을 고려하면,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임대사업자 강 모 씨는 “임대 등록 당시에 예상하지 못했던 불이익이라는 점에서 추가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부가 공동명의로 취득한 주택 1채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 70% 등 양도세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는 국세청의 유권 해석도 논란이다.

과세 특례를 받으려면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따라 8년 이상 임대할 목적으로 1호 이상 민간임대주택을 취득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거주자가 조세특례제한법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서 국세청은 부부가 임대주택 1채를 공동으로 소유한 경우 온전한 한 채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기준에 미달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세청의 상급기관인 기획재정부는 해당 법령의 해석을 다시 검토해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다세대·다가구·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임대사업자 사이에서도 퇴로를 열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폐지되는 아파트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만 과태료 없이 자진말소할 길을 열어줬다. 비아파트 임대사업자가 자진말소 하려면 그동안 받은 세금 혜택을 토해내는 동시에 과태료 3000만원을 내야 한다.

이들은 정부가 최근 모든 임대사업자에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 등 공적 의무를 강화한 가운데 예상치 못했던 부담을 감내하며 임대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만약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서울에서 2년 전 다세대 빌라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다는 김 모(40)씨는 “9·13 대책 이후 등록해 종부세 합산 배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갑자기 임대보증금 보증 의무까지 더하면 손해 보면서 임대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당초 없었던 의무를 만든 만큼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사업자가 자진말소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