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요즘 서지혜(36)라는 배우가 잘 나간다. 1984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로 37살이다. 초반에는 약간 주춤하더니 중반에 접어들면서 무르익고 있다. 처음에는 주인공이었다가 존재감이 약화돼 한동안 조연으로 있었다. 그러다 요즘은 완전한 주연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요즘은 작품을 혼자 끌고갈 수 있을 정도로 주연도 잘 소화해내고, 주조연을 맡기도 한다. 한마디로 유연해졌다.
서지혜는 올해 tvN ‘사랑의 불시착’(박지은 극본, 이정효 연출)에 이어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이수하 극본 고재현 박봉섭 연출)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두 드라마에서의 역할은 완전히 달랐다.
전자에서는 북한 미녀 서단 역을 맡아 구승준(김정현)과의 멜로를 연기했고, 후자에서는 콘텐츠 제작PD인 우도희라는 여주인공 역을 연기했다.
“드라마 두 개를 한 것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그동안 도시적인 이미지에 대한 중압감이 있었는데, 그게 조금 해결된 것 같다.”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 등 외국에서도 큰 인기다. ‘사랑의 불시착’으로 서지혜의 SNS 팔로워 수가 2배나 늘어났다. 이에 대해 서지혜는 “북한에 대한 장면보다는 사람 사는 얘기가 더 많은 게 외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이유일 듯 싶다”면서 “전반적으로 한국 드라마의 퀄리티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 SNS에 댓글 달리는 해외 팬들의 글도 그런 느낌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음식을 통한 힐링을 담았다. 여기서 밝은 성격을 연기한 서지혜는 “일상적인 음식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본 기회가 됐다. 음식이 매번 맛있을 수는 없다. 누구와, 어디서 먹었는지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서지혜는 상대 배우로 나온 송승헌과 엄마로 나온 윤복인과 케미가 좋은 게 시청자에게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송승헌과 코믹한 연기를 하면서 합이 잘 맞았다. 엄마와는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는 게 보기좋았다.
“상황마다, 자연스럽게 묻어날 수 있게 애드립도 많이 했다. 상대배우에 따라 편안함의 정도가 달라진다. 송승헌 오빠가 농담을 해줘 편하게 대했다. 그런 점이 연기에 표현됐다.”
서지혜는 배우의 나이듦을 생각하고 있었다. 연기 스펙트럼을 좀 더 넓혀 배우 생활을 슬기롭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한단다.
“그런 걸 생각하면 작품을 할때마다 스트레스가 있다. 나이가 들면 어떻게 디테일한 연기를 할 수 있을지가 숙제다. 단순히 예쁜 연기를 못하지가 아니다. 나이가 들면 엄마 역도 들어올 수 있다.”
기자는 서지혜의 이 말의 뜻을 알 것 같았다. 결국 삶의 연륜을 어떻게 연기에 담는가의 문제였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 대한 통찰에 대한 목마름도 느껴졌다.
그는 “요즘 드라마는 복합적인 장르가 많다. 로코면 로코만 있는 게 아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는 데이터 폭력 문제도 있고, 부모 자식간 사랑, 혼자 개인적으로 보내는 시간의 의미, 디너 메이트 등 많은 문제를 담고 있다. 서지혜의 말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좀 더 원숙한 연기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번 드라마의 역할인 우도희는 서지혜와 닮은 점이 많다고 했다. 서지혜 지인들만 아는 밝은 성격이 대거 발현됐다. 그는 “이전에는 각이 잡혀있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는 나를 끄집어내려고 했다. 나의 객관적인 면을 생각해봤다. 나는 밝고 털털한 성격이라, 익숙해지니까 더 편하게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서지혜는 드라마 출연후 쉬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하기도 힘들어져 집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30대 초반에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았는데 요즘은 오히려 결혼 생각이 없다. 비혼주의자는 아니니까 언젠가는 하겠지 라고 생각한다. 불과 5~6년전에 비해 결혼에 대한 시각 이 많이 바뀌었다.”
요즘 너도나도 뛰어드는 유튜브에 대해서도 신중하고 접근하고 있다. 서지혜는 “유튜브 공부는 했다. 먹방을 보면서 느끼는 대리만족 등 사람들이 유튜브에 빠지는 이유를 알게됐다”면서 “하지만 유튜브는 그냥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아직 연기에만 집중하는 게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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