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성희롱 시정권고 사례집 발간

직접고용 상하관계가 69.1%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어제 니 남편이 나를 덮치는 꿈을 꿔서 깼다.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여성 상사에 의한 여성 직원 성희롱)

“여자가 큰 가슴하고 작은 가슴하고 뭐가 더 당당하냐?”(직장 대표이사의 성희롱)

국가인권위원회가 20일 발간한 ‘성희롱 시정권고 사례집’에 포함된 내용들이다. 인권위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시정권고한 성희롱 사례 34건을 모은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을 발간했다. 이 사례집에는 2004년부터 성희롱 시정 권고 결정에 대한 분석도 포함됐다. 인권위의 성희렁 진정사건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권위가 권고결정을 한 성희롱 사건 대부분은 상사와 부하직원간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내 성희롱 진정사건 70%가 직접고용 상하관계=인권위의 성희롱 진정사건 접수건수는 2010년 210건에서 지난해 303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인권위는 2004년부터 2019년까지 243건의 권고결정을 내렸는데, 이중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관계는 ‘직접고용 상하관계’가 69.1%로 차지했다. 성희롱 가해자의 지위는 대표, 고위관리, 중간관리가 78%.6%고 피해자는 평직원이 77%로 가장 많았다. 성희롱 발생기관을 보면 기업 단체 등 사적 부문이 64.2%를 차지했다.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등 공적 부문도 36.8%에 달했다. 발생장소는 직장내가 45.4%로 가장 많았고 회식장소는 23.8%가 그 뒤를 이었다. 신체접촉이 포함된 성희롱이 52.7%로 가장 많았다. 언어적 성희롱은 42%였다.

▶인권위 “적극적 반대의사 표시 없어도 성희롱 될 수 있어”=이번 사례집에 따르면 한 진정인은 언론사 팀장인 상사로부터 카카오톡 등으로 수차례에 걸쳐 성적 농담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고, 성적 발언 등으로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고 인권위에 진정했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은 대학 후배인 진정인과 사적인 부분까지 서로 이야기하는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술자리 게임의 연장선에서 성적 발언을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냈는데, 진정인이 직·간접적으로 거부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피진정인의 성적 언동이 포함된 문자메시지에 진정인이 적극적으로 동참했다기보다 단순한 호응이나 분위기를 맞추기 위한 응대 수준의 답변을 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직장에서 노출 복장을 요구하는 것도 성희롱이라고 판단했다. 어학원을 운영하는 학원장인 A 씨는 소속 강사인 B 씨에게 미니스커트, 킬힐, 커피색 스타킹, 진한 화장 등을 요구하했다. 진정인은 이같은 요구는 수강생에게 성적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는 것으로, 성희롱이라며 진정했다. 인권위는 “이와 같이 강사의 직무 수행과 관련이 없음에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니스커트 등의 의상을 입고 과한 노출 등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은, 일반적인 여성이라면 성적 굴욕감을 느낄 뿐 아니라 적대적이고 모욕적인 근로환경으로서, 인권위법이 정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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