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출시되는 최신 플래그십 단말…평균가 100만원 훌쩍
디지털 줌 지원 등 고성능 카메라, 단가 올리는 주범
“일상에선 10배 줌이면 충분”…상향 평준화로 체감 어려워
이제는 중저가폰이 대세?…대안 찾은 소비자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100만원대 최신형 스마트폰, 필요하세요?”
최신 플래그십 단말기 가격이 날로 치솟고 있다. 고성능 카메라 등 온갖 최고 스펙을 탑재하며 평균 출고가가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기술의 상향 평준화됐고, 고성능의 기능을 일상에서는 체감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플래그십 단말기 못지않은 성능의 가진 중저가폰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최신형 스마트폰과 큰 차이 없는 성능을 갖췄는데,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 심리까지 더해져, ‘고스펙, 최신형이 최고’라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잘 쓰지도 않는데…단가 올리는 주범 ‘고성능 카메라’
스마트폰 가격을 올리는 대표적인 주범은 카메라다. 문제는 이러한 고성능 카메라를 일상에선 자주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1억800만 화소의 카메라와 100배 디지털 줌 기능을 탑재해 ‘괴물 스펙’으로 불렸던 삼성전자 ‘갤럭시S20 울트라’의 제조원가는 529달러(약 62만7000원)로 추정된다. 이 중 카메라모듈 부품이 108달러(약 12만8000원)로, 전체 원가의 20%를 차지한다. 여타 부품 중 가장 큰 비중이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20 울트라 모델도 디지털 50배 줌을 지원한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10배 줌이면 충분하고, 자주 쓸 일이 없다는 소비자가 다수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 출고가는 145만2000원, 갤럭시S20 울트라 출고가는 159만5000원에 달한다.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한 애플의 ‘아이폰 11’도 전체 제조원가 490.5달러(약 58만2000원) 중 렌즈 가격만 73.50달러(약 8만7000원)다. 아이폰 11의 출고가는 105만6000원(128GB 기준)이다.
넓어진 중저가폰 선택지…‘가성비갑’ 5G폰도 등장
고스펙을 탑재한 최신 플래그십 단말기 평균가가 100만원이 훌쩍 넘어버리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졌다. 이에 고성능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일반 고객들은 중저가폰을 대안으로 찾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0종 중 4종이 60만원 이하의 중저가폰이다. 갤럭시A50(47만3000원) 5위, 아이폰SE(53만9000원) 6위, 갤럭시A30(34만9800원) 7위, 갤럭시A10e(19만9100원) 10위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만원 이하 중저가 제품이 2개밖에 없었던 것과 대조된다.
지난 5월 출시된 30만원대의 갤럭시A31도 국내 사전판매 첫날 반나절 만에 완판된 바 있다.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삼성은 연내에 40만~50만원대 실속형 5G폰 신제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와 달리 중저가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것도 흥행에 영향을 끼쳤다. 26일 출시된 LG전자 중저가 5G 단말기 ‘LG Q92’ 출고가는 49만9400원으로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LG벨벳’(89만9800원)의 반값 수준이다.
그러나 벨벳보다 더 똑똑한 칩셋을 장착했다. LG Q92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765G’다. LG벨벳의 스냅드래곤 765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카메라도 하나 더 많다. 200만 화소의 접사 카메라가 추가됐고, 전면 카메라도 3200만 화소로 향상됐다. LG벨벳 전면 카메라는 1600만 화소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멀티미디어 편집 기능 ‘LG 크리에이터스 킷(LG Creator’s Kit)도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