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용준 기자] 한국전력이 3년 만에 KOVO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경기였다. FA로 전력 보강을 했지만 지난 시즌 경기력을 볼 때 ‘만년 꼴찌’ 이미지 탈피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8월 29일 대한항공과의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3-2(25-18, 19-25, 25-20, 23-25, 20-18)로 승리했다. 아쉽게 패한 대한항공도 2020-2021 V리그에서의 우승 가능성을 보여줬다. 양 팀의 V리그 행방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봤다.‘다크호스’ 한국전력‘해결사’ 박철우(35 한국전력), 용병 러셀(27 한국전력)을 영입한 한국전력은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까지 중요한 순간 득점을 올려줄 선수가 부족해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KOVO컵에서는 박철우와 러셀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51득점을 합작하는 등 순도 높은 공격력을 보여줬다.블로킹도 한몫했다. 박철우, 러셀, 세터 김명관(23 한국전력)으로 이어지는 사이드 블로킹 높이는 상대 팀 공격수를 무너뜨렸다. 실제로 한국전력은 KOVO컵 모든 경기를 블로킹으로 10득점 이상씩 쓸어 담았다. 가장 큰 변화는 선수들의 끈기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무기력한 모습이 많았으나 이번 시즌에는 주장 박철우를 중심으로 원 팀의 품격을 보여줬다.KOVO컵 전반을 살펴봤을 때 러셀은 공격, 서브, 블로킹 모두 뛰어났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불안한 서브 리시브였다. 러셀과 박철우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리베로 오재성(28 한국전력)이 계속 커버해주기에는 무리가 따른다.젊은 선수들의 고른 활약도 중요하다. 정규리그라는 장기 레이스에서 한 선수에게 치중되는 플레이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선수층이 얇은 한국전력에겐 꼭 필요한 요소다. 클러치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이 흔들리는 모습도 종종 있었다. 박철우에 의존하지 않고도 집중력 있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던 내용까지 보완이 된다면 다크호스로서 이번 시즌 순위 변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이번 시즌은?대한항공은 국내 선수만으로 결승까지 무난히 안착했다. 결승전에서는 용병이 출전한 한국전력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용병 없이 용병이 출전한 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이는 레프트 정지석(25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35 대한항공) 등 국내 선수 전력이 탄탄하다는 증거이다. 특히 정지석은 이번 KOVO컵에서 공격 종합(62.71%), 오픈(63.16%), 후위 공격(71.43%), 서브(0.50)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토종 에이스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정규리그에는 지난 시즌 공로를 인정받아 재계약한 용병 안드레스 비예나(27 대한항공)가 합류한다.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프력으로 득점(786점) 1위, 공격 성공률(56.36%)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오픈 공격이 많은 라이트가 높은 점유율을 가지면서 공격 성공률 50%를 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번 시즌도 비예나가 2019-2020 V-리그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대한항공은 더욱 막강한 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주전 센터 진상헌(34 OK저축은행), 김규민(30 대한항공)이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각각 FA와 입대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빈자리는 진지위(27 대한항공), 이수황(30 대한항공)이 채웠다. 블로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두 선수이지만, 속공에서의 위력은 덜 하다. 지난 시즌 진상헌과 김규민이 보여준 위력을 재현할 필요가 있다. 비시즌 동안 속공이 보완된다면 대한항공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조심해야 할 사항은 부상이다. 시즌 개막 전 주축 선수들이 다친다면 한 시즌 농사를 망치게 될 수도 있다. 워낙 백업 선수도 좋은 대한항공이지만 최상의 전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2020-2021 V-리그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모습은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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