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퇴근길 버스에서 한 승객이 자리에 앉자마자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주위를 살펴보고 난 뒤 마스크를 턱에다 걸치고 통화를 다시 시작했다. 이른 퇴근길이라 승객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주변 승객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차하면서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라’는 강렬한 눈빛을 보냈지만 그 승객은 그저 눈만 멀뚱멀뚱하며 통화만 했다.
# 일주일 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을 보면 ‘어느 마스크를 쓰시겠습니까?’라는 문구와 함께 한쪽에는 방역마스크를 쓴 여성이 독서를 하는 모습이고 다른 한쪽에느 산소마스크를 쓰고 누워 있는 환자의 모습을 담았다. 그다음 문구는 ‘남이 씌워줄 땐 늦습니다’라고 경고메시지를 남겼다. 서울시가 마스크 의무 착용을 알리기 위해 만든 광고다. 광고 속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상황은 극과 극으로 대비된다.
물론 코로나19에 감연된다고 모두가 중태에 빠지는 건 아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소 위협적일 수 있더라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해 좀 더 강력한 메시지를 담기 위해 이 같은 도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지난 6일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따라 ‘천만시민 멈춤 주간’을 일주일 더 연장한다고 했다. 이날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모두의 희생과 헌신으로 지켜온 방역전선이 무너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13일 자정까지 다시 한 번 위대한 시민정신을 발휘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유흥주점, 노래방 같은 고위험시설들의 운영이 중단되고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허용되자 인근 공원에서 모여 포장한 음식과 술을 즐기는 시민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외에도 공원으로 산책이나 운동 나오는 시민까지 몰려 코로나19의 새 발원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여기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도로 보행 중 마스크 미착용 시 마스크 파파라치 촬영된 경우 10만원 벌금을 부과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마스크 파파라치’에 대한 가짜뉴스까지 떠돌고 있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 수는 전일 대비 48명이 늘어 총 4362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역시 2명이 발생하면서 모두 28명으로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마스크 착용은 우리 시대의 상식이 됐지만 일부 몰상식한 ‘마스크 빌런’들의 해프닝이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당국은 방역지침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엄벌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마스크 제대로 착용해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줄어든다. 입만 가리거나 마스크를 턱에만 걸치기만 하면 아무리 좋은 마스크라도 효과를 볼 수 없다. 이는 자신의 건강과 함께 타인의 일상마저 무너트리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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