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순, 코로나 확산 초기에 마스크를 쓰고 멕시코시티 시정부 청사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에는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데, 정부청사 인근에서 휴식을 취하던 시위대 한 명이 우리를 보고 “코로나가 저기 있다!”라고 소리를 질러, 다급히 현장을 벗어났던 경험이 있다.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일부 주(州)에서는 마스크가 없으면 벌금을 내야 하고, 마스크 착용 관련 시비가 폭행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9월 중순 기준, 멕시코는 누적 확진자 67만명을 넘어섰으며, 확진자 수는 세계에서 7번째, 사망자 수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상황이다.

IMF, 무디스 등은 2020년 멕시코의 경제성장률을 -10%대로 전망하고 있다. 멕시코 내에서만 약 50만개의 기업이 파산할 위기에 처하고 1000만명이 넘는 실직자가 발생하였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 6월 1일부로 부분적인 경제활동 완화 조치를 포함한 ‘코로나 신호등’ 체계가 도입됐고, 극빈층 및 소득하위계층에 대한 자금 지원 및 중소기업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멕시코 수출(1~8월 누적)은 총 4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2%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실제 현장에서 기업 지원 활동을 통해 체감하는 바와 동일했다. 5~6월에는 조업이 중단된 현지 업계 담당자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우리 기업들도 있었고, 바이어들로부터 수입을 재검토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좋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무역관에서 연락을 취하면 회신 메일을 주거나 전화를 받아주는 멕시코 바이어들이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멕시코에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하는 분야들이 있다. 제일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은 의료·헬스·제약 분야이다. 2019년 멕시코의 의료기기시장은 57억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5년간 3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무역관의 ‘K-방역 패키지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32개 지자체별 보건부 산하기관과의 화상면담에서도 실제로 우리 기업들의 인지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멕시코의 전자상거래 분야는 코로나 상황 이전인 2019년에도 90억4000만달러 수준까지 증가하고 있었다. 멕시코 전자상거래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이후 거래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멕시코 내 주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Amazon Mexico, Mercado Libre의 매출 또한 급증하였으며, 모바일을 통한 음식배달 및 생필품 구매대행 앱 또한 사용량이 증가했다.

멕시코 또한 코로나19로 기존에 겪어보지 못한 ‘뉴노멀’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은 아무도 안 가본 길을 먼저 가고 있고, 멕시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Amigo)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을 멕시코 바이어에게 들은 적이 있다.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 정성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우리 기업인들이 어려운 시기의 친구가 되어, 멕시코 바이어들과 지속 가능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동천 코트라 멕시코시티무역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