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부친 생전 ‘채권 허위’메모 증거불인정
검찰 “1심 판결 증거·상식 반한다” 항소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친동생 조권씨 1심 선고결과에 불복해 항소하기로 했다. 법조계에서는 1심 재판부가 조씨의 가짜 공사대금 채권의 진실성 여부를 적극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사실상 작고한 부친에게 책임을 떠넘긴 변론 전략을 그대로 받아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에서 조씨는 업무방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조씨의 공범들이 이미 배임수재 혐의로 징역 1년~1년6월의 실형이 확정된 만큼, 검찰은 항소심에서 주범인 조씨에게도 배임수재 혐의를 인정하고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조씨가 가짜 공사대금 채권으로 웅동학원에 10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 부분이다. 1심 재판부는 웅동학원 공사 시점이 1996년인 만큼, 20년이 지난 지금 공사대금 채권의 진위여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봤다. 채권의 진위성 여부가 중요한 쟁점인데, 사실상 이 판단을 유보한 셈이다.
검찰은 실제 공사가 1996년이고, 공사대금 계약서가 2006년에 작성된 사실이 밝혀진 만큼 이 채권이 가짜가 명백하다고 한다. 실제 조씨의 부친도 채권이 허위라고 진술한 적이 있고, 검찰은 이 내용이 담긴 컴퓨터 문서 파일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조씨의 부친은 생전에 자필로 문제의 채권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메모를 적었다. 그는 이 내용을 웅동학원 직원에게 건네주고 컴퓨터 파일로 남기라고 시켰다. 실제 이 파일을 생성한 웅동학원 직원은 법정에서 조씨의 부친이 전한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씨의 부친이 이미 사망해 문건의 작성 경위를 믿을 수 없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 전문가인 김정철 변호사는 ‘증거채택’의 문제와 ‘내용의 신뢰성’을 혼동한 판결이라고 비판한다. 김 변호사는 “(조씨의 부친이 사망했어도) 문서를 작성한 사람이 법정에 나와서 ‘얘기해준대로 적었다’고 했다면 증거로 인정된다”며 “내용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그 다음에 따져야 하는데, 아예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판례 찾기가 거의 어렵다, 특히 하급심에서 증거능력을 부인한 건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좌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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