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용 이사장은 안전보건공단에 세번이나 입사했다. 그래서 사번도 3개다. 1991년 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첫직장이다. 이후 2006년부터 3년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으로, 2017년 12월부터는 공단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8년 근무했지만 30년 직장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헤럴드DB]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헤럴드DB]

“연구원장으로 한국타이어와 삼성 백혈병에 대한 역학조사를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우리나라 직업병에 대한 역학조사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공단 이사장으로 우리나라 산재예방에 대한 체계를 새로 정립한 것과 미래 안전보건기반을 조성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그는 이사장 취임 후 지금까지 ‘보람과 좌절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한다. “사고사망자가 패트롤사업으로 크게 줄어 짜릿함을 느끼고 희망도 보았지만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를 겪으면서 좌절하고 ‘미리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2008년 연구원장시절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조사책임을 맡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이사장으로 다시 그런 사건을 겪으니까 ‘이게 운명인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운명적 숙제’를 받은 기분입니다.”

박 이사장은 2018년 삼성과 반올림으로부터 500억원의 기부금을 받고 미래대응추진단을 만들어 전자산업의 직업병을 예방하기 위한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건립을 추진,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작은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화학물질을 분석하기 어려우니까 사물인터넷(IoT), 정보기술(IT), 센서 등을 활용해 분석하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사업장에 통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예요. 500억은 기계설비 구축과 건물매입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여 내년초 개원합니다.”

그런데 박 이사장은 임기는 올해말까지다. “그렇게 서두를 문제가 아니예요. 첫 출발이 중요한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서 제대로된 서비스를 해줄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임기와 상관없이 충실하게 만들고 싶어요.”

박 이사장은 얼마전 한국판 뉴딜사업에서 중소기업의 안전투자 혁신사업인 이른바 ‘안전뉴딜’에 향후 3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입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제조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안전도 확보하자는 취지예요.” 덕분에 내년 공단 예산은 1조원으로 2배 늘었다. 그는 이사장직을 수행하면서 과거 연구원장으로 있을 당시 공단을 이끌던 박길상 이사장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아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한다.

박 이사장이 꼽은 마지막 숙제는 공단에 인센티브 체계를 도입하는 것. 그는 “안보공단은 기술직이 80%나 되고, 돈만 벌지않을 뿐 사업을 하는 곳이라 행정기관성격의 공단과 공기업의 중간적 성격을 띠는 조직”이라며 “열심히 할수록 오지도 가고 탄광에도 들어가야 하는데 적절한 성과보상체계가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공기업과 달리 자율성이 없어 쉽지않은 과제다.

“향후 국가에서 이 기관을 좀더 전문성 있게 만들고 좀더 성과를 내게 만들려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안전전문조직이 진짜 일을 하게 하려면 어떤 시스템이어야 할까는 풀어야 할 숙제죠.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공단은 더욱 발전된 전문기관으로 발돋움 할 것입니다.” 김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