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설치 놀이기구’ 오작동ㆍ부실공사 발견 불구
“시장님 일정 잡아야” 명분…인허가 절차도 편법 처리
부시장 “안전성 검사 대행기관 유원시설업협회도 믿음 안가”
당시 이사장 오성규 전 박원순 시장 비서실장이 ‘사태의 시작’?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서울시가 6년 전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놀이시설(놀이동산) 재조성 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된 것을 알고도 개장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 영업을 위한 인허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개장을 재촉한 정황도 확인됐다.
20일 헤럴드경제가 확보한 어린이대공원의 대외비 문건 ‘놀이동산 재개장 준비 과정에서 봉착된 난관 및 극복 방안(보고)’에 따르면 놀이동산 직원들은 공식 재개장을 2개월여 앞둔 2014년 6월5일 어린이대공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놀이기구들의 여러 문제점을 증언했다. 슈퍼바이킹과 매직스윙, 드롭타워, 코스타, 바이킹 등에서 유압호스 파열, 안전바 풀림, 승강장·기계실 물고임 등 안전 위협 요소가 적혀있다.
범퍼카의 경우 차량 간 충돌 시 충격이 너무 커 시운전에 나선 직원이 어깨와 팔에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이에 앞서 운영 시뮬레이션 보고회 후 시행한 점검에서도 놀이기구에서 ‘작동 이상’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장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구체적인 재개장 시기를 확정해 알려달라고 공원 측에 수차례 재촉했다.
서울시는 6월13일 전후 개장을 계획했으나, 어린이대공원은 안전사고 우려 등을 이유로 “6월13일 전후 개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회신했다. 놀이동산은 시설 재정비 등을 거쳐 8월 27일이 돼서야 공식 재개장했다.
놀이동산 재조성 공사는 전 박원순 시장 최측근이던 오성규 전 박원순 시장 비서실장이 2012년 6월 ~ 2013년 6월까지 서울시설공단 사업운영본부장을 맡았으며 이후 2013년 6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을 맡는 과정에서 진행됐다.
이 문건에는 행정2부시장이 “안전성 담보가 전제 돼야 한다”며 “안전성 검사 대행기관(유원시설업협회)도 믿음이 안간다”고 적혀 있다.
놀이동산 재조성 공사에는 200여억 원이 투입됐다. 대규모 재조성 공사를 했으나 개장 직전에 부실 이 확인된 것이다. 시설 운영을 위한 법적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점도 제때 개장을 못한 요인으로 꼽힌다.
당시 재조성 공사에 참여했던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일도 잘 모르는 오성규 본부장이 오직 성과를 내기 위해 밀어붙이면서 지금 놀이동산㈜의 피해가 예견됐다”고 말했다.
내부 문건을 보면 당시 어린이대공원측은 “재개장을 위한 인허가 절차상 중대 흠결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서울시가 재개장을 재촉할 당시 영업 허가를 위한 안전성 검사서가 관할구청인 광진구에 접수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관광진흥법상 신규 놀이시설 영업을 위해서는 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주체가 안전성검사를 받고 구청이 검사 결과를 토대로 영업허가를 내주게 돼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업체를 배제한 채 안전성검사를 직접 받았다. 놀이동산㈜도 이를 문제 삼았으나, 서울시는 재개장 직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유권해석을 받아 허가 절차를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놀이동산 관계자는 “법을 준수해야 할 공공기관이 편법을 통해 안전상 문제가 있는 시설의 영업 허가를 받은 셈”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소유의 놀이시설이기 때문에 직접 안전성 검사를 받은 것이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놀이동산은 지난 8월25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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