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수술 후 장애 입은 환자 노동능력상실률 책정

통상 사용하던 맥브라이드 평가표 대신해

서울중앙지법. [연합]
서울중앙지법.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법원이 수술 도중 의사의 과실로 장애를 얻은 남성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며 대한의학회 장애평가 기준을 채택한 판결을 내놨다. 오랜기간 법원에서 사용해 오던 맥브라이드 평가표를 대신해 노동능력 상실률을 결정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부(부장 이종광)는 허리 디스크 수술 후 장애를 입은 A씨가 수술집도의와 그 고용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노동능력 상실률을 정하며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을 채택해 손해배상액을 선정했다. 종래 사용되어 온 맥브라이드 표는 1936년 미국 의사 얼 맥브라이드(Earl Mcbride)가 만든 것으로, 279개 직업군을 나눠 노동능력 상실을 신체장애 부위에 따라 백분율로 표시하고 있다. 현재 쓰이는 것은 1963년 개정된 기준인데 대부분의 손해배상소송에서 감정 기준으로 활용되어 왔다.

재판부는 “(맥브라이드 표는) 1960년대 미국의 사회환경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어서 대부분 육체노동에 한정되고 지식정보사회인 현대 한국사회의 직업양태와는 큰 간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의학회 평가기준은 맥브라이드 표의 장애를 산정에 관한 불균형과 누락을 시정하고 현실적인 우리나라 직업분포에 맞는 노동능력 상실지수를 설정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A씨는 의사의 과실로 인해 왼쪽 발목에 힘을 주지 못하는 장애를 입고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보조기를 차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A씨는 집도의와 고용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의사가 표준적인 수술법을 권했는데도 이를 거절한 A씨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며 의사와 고용주 책임을 80%로 제한하고 6800여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인정했다.

1심 판결에서는 맥브라이드 평가표를 적용해 사고로 인한 A씨의 노동능력상실률이 24% 인정됐으나,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에 따른 항소심 판결에서는 그 상실률이 18%로 더 작게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