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조세’ 내년 예산 16조4300억원…올해보다 1조5200억원 늘어

경기침체 속 국민·기업 부담 증가…“징수계획 적절성 정밀 검토를”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로 올해와 내년 국세수입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준조세’ 성격의 각종 법정부담금은 계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에 세수가 정체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부담금은 10% 증가해 국민과 기업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법정부담금은 지난해 14조3432억원이 걷힌 데 이어 올해(본예산 기준) 14조9135억원으로 4.0%(5703억원) 늘어나는 데 이어 내년에는 16조4307억원으로 올해보다 10.2%(1조5172억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올해와 내년 국세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비된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이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실적(293조5000억원)보다 4.7% 감소한 279조7000억원에 머물고, 내년 세수도 올해와 비슷한 282조8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 주요 부담금을 보면 담배에 붇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2조9487억원으로 가장 많고, 전력산업기반기금부담금(2조2591억원), 석유수입부담금(1조5913억원) 등이 각각 1조원을 넘는다. 이어 농지보전부담금(9618억원),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등 5대강 물이용부담금(9512억원), 장애인고용부담금(8070억원), 환경개선부담금(4287억원) 순으로 많다.

내년에 가장 많이 증가하는 부담금은 주파수할당대가로 1조2979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장애인고용부담금이 884억원, 사용후핵연료관리부담금이 702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담금 추계와 관리에 구멍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내년도 예산안 분석보고서에서 법정부담금은 기업이나 국민이 부담하는 준조세 성격이 강하지만 부담금 수입 추계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경우는 물론, 관련 법률과 시행령의 문제점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일례로 출국자로부터 징수하는 외교부 국제질병퇴치기금 출국납부금은 올해보다 45억원(8.7%) 증가한 555억원이 내년 예산에 반영된 반면, 똑같은 출국자수에 연동되는 문체부 출국납부금은 171억원(4.1%) 감소한 4006억원으로 편성되는 등 추계의 일관성이 없었다. 극장 관객수에 연동되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은 11억원(2.0%) 증가한 555억원을 내년도 수입계획으로 편성했다.

예산정책처는 출국자와 영화관람객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2가지 종류의 출국납부금과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수입계획안을 일정 부분 감액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조원대의 전력산업기반기금부담금도 2016년 이후 전력판매단가가 매년 하락하고 있지만 2016년 판매단가를 기준으로 부담금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추계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양심층수이용부담금은 관련 법률에 위임 규정이 없음에도 시행령에서 부담금 면제를 직접 규정하고 있고, 광물 수입·판매부과금은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은 물론 징수 실적도 없다. 이처럼 법률의 위임 없는 감면 규정 삭제와 실효성 없는 부담금의 폐지 등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