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규제3법·중대재해처벌법

집단소송·징벌적 손배제 확대

3%룰 현대차 제2엘리엇 우려

50~300인 주52시간제 도입

정부·여당 무차별 규제 폭격

재계·학계 “기업 존폐 걱정할판”

대한민국 기업들이 ‘빅브러더(Big Brother)’의 통제를 받고 있다.

‘이념에 매몰된 정부’와 ‘거대 여당’의 무차별적인 규제 폭격이다.

공세와 감시는 단발적인 의사결정을 넘어 경영 행위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를 감시의 틀에 묶어두겠다는 양상으로 숨막히게 전개되고 있다.

실제 최근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규제 법안들은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기업규제 3법’으로 불리는 공정거래법과 상법 등을 개정하는 기업규제3법을 포함해, 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를 형사처벌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해고자·실직자까지 노조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노조법’,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도입, 연말로 계도기간이 끝나는 50인 이상~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52시간제 도입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전선 또한 확대 일로다. 타깃은 비단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으로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초 체력이 크게 약화된 중소기업들의 연쇄 도산을 부를 것이라는 위기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당장 연말로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주 52시간제’는 내년 중소기업계를 강타할 초대형 악재다. 주 52시간제는 2018년 7월 300인 이상 대기업, 2020년 1월 50~299명 중소기업에 적용됐다. 다만 중소기업들이 준비 부족을 호소하자 1년간 계도 기간을 뒀다. 이 계도기간은 올해 말로 끝난다.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추가로 뽑기 어렵고, 근무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들어 근로자 상당수가 일자리를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일제히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계도 기간 연장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재계와 학계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추진 되는 법안들이 시행에 들어갈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기업의 존폐 자체를 걱정해야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의 노출과 사회적 갈등 비용의 급격한 상승 부작용이 우리 사회에 확산할 것이라는 경고음도 들린다.

실제 감사위원을 분리 선임하고 이 과정에서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외 투기자본에 의한 경영권 위협의 증가가 확실시 된다. 이른바 ‘3%룰’ 시행시 해외 펀드들이 감사위원을 진출시키는 것이 가능해지는 기업에는 재계 1위의 삼성전자는 물론 현대·기아차그룹의 현대차·기아차 마저 포함돼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제2의 엘리엇’ 사태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까지도 나온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해 현대자동차 주총에서 3인의 사외 이사 후보를 추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노동자는 선(善), 기업가는 잠재적 범죄자의 악(惡)으로 바라 보는 철학이 기저에 깔린 규제 법안은 결국 기업을 사회적 갈등의 양산자로 전락시킬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해고자와 실업자를 노조에 가입시키는 노조법 개정안은 한층 과격화된 노조 활동을 야기해 노사 관계의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직접적 근로계약 관계가 없어 사용자의 인사권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해고자·실업자는 경영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할 것이 분명하다”며 “마치 규제라는 거대한 ‘빅브러더’ 감옥 안에 기업들 전체가 갇혀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집단소송제와 징벌적손해배상제 또한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만능주의를 부를 것이 확실시 되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처벌만 강조하는 법률은 범죄자만 양산할 뿐이란 우려감이 가득하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정부와 정치권에 규제만능주의가 만연하다”면서 “중대재해처벌법만 해도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된 지 1년이 안돼서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다. 정책적 효과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 인지를 높이려는 목적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에서 기업들이 이제 조금 살아나고 있는데 중소기업까지 주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 생산물량을 맞추기 위한 인력난이 불가피하다”며 “각종 규제 양산은 전체 경제 효율성을 저하하고 기업의 발목을 잡아 한국 경제를 도태시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