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감자안 의결, 지분따라 수령
SK이노 410억·GS칼텍스 286억
5조 적자 정유사 경영 숨통 기대
대한송유관공사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주요 정유회사들에 총 1000억원을 지급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에만 5조원이 넘는 막대한 적자를 기록 중인 정유사들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다. 대한송유관공사가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한 건 지난 동력자원부 산하 공기업으로 설립된 지난 1990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2250억원의 자본금을 1982억원으로 268억원 줄이는 유상감자안을 의결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유상감자를 통해 액면가 주당 1만원의 주식 총 268만주를 주당 3만7267원에 주주들로부터 사들이기로 했다. 공사는 유상감자에 소요되는 1000억원 전액을 내부 보유 현금으로 충당하기로 결정했다.
유상감자 시행으로 주주들은 각 보유 지분에 비례해 주식 대금을 수령하게 된다.
이번 유상감자로 공사의 최대주주로 41%의 지분을 가진 SK이노베이션은 410억원을 받는다.
2대 주주인 GS칼텍스는 286억2000만원을 받는다. 3대주주인 산업통상자원부가 97억6000만원을 받고, 4대주주인 에쓰오일에는 88억7000만원이 돌아간다. 이밖에 현대오일뱅크를 계열사로 둔 현대중공업이 63억9000만원, 대한항공이 31억원, 한화토탈이 22억6000만원을 각각 받게 된다.
대한송유관공사의 이 같은 대대적인 주주환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조원의 적자에 신음하는 정유사들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결정됐다.
정유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5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상태로, 3분기에도 여전히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유사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부진한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유 등 주요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탓이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항공유 소비량은 1631만 배럴로 전년 동기 2851만 배럴 대비 42.77% 줄었다. 같은 기간 중유도 45.87%, 경질중유도 13.74%, 경유도 5.4% 소비량이 줄었다.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주주사인 정유사가 코로나19로 인해 5조1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부분을 인지하고, 고객사이자 주주사의 위기극복을 위해 회사 보유자금 내에서 유상감자를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사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도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한 배경이 되고 있다. 공사는 1990년 창사된 뒤 2001년 민영화를 거친 이후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으며, 매년 400억원 가량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직격탄을 받은 주주사와 비교해 공사는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양호한 영업 실적을 달성 중”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실적 악화로 처해있는 정유사들에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이 트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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