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봉쇄조치에 따른 韓 생산·소비 위축 정도 선진국 3분의1 이하
1, 2차 확산 거치며 내성 강해져…장기화 땐 서비스업 기반 상실 우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부의 봉쇄정책에 대한 우리경제의 적응력과 내성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봉쇄정책에 따른 산업생산과 민간소비 위축 정도가 선진국의 3분의1 이하인데다 1, 2차 대유행을 거치며 충격의 강도도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발달된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비대면 경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다 코로나 장기화 과정에서 얻은 학습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과 같이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게 진행되고 장기화할 경우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의 위기가 심화하면서 금융 부문의 부실 증가 등 경제시스템에도 큰 상처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현대경제연구원과 국회예산정책처의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과 경제영향 관련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의 확산 차단을 위한 봉쇄 및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각국의 생산과 소비가 큰 타격을 받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제적 충격 정도는 선진국의 3분의1 이하로 양호한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정부 엄격성지수 증가에 따른 영향 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정부의 엄격성지수가 10포인트 증가할 때 우리나라의 산업생산 영향은 -0.9%포인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8%)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격성지수는 학교 및 직장 폐쇄, 공공행사 취소, 여행금지 등 국민의 이동 및 경제활동 제약을 평가해 지수화한 것이다.
엄격성지수 상승에 따른 산업생산 영향을 국가별로 보면 슬로바키아(-6.1%포인트), 헝가리(-5.2%포인트), 체코(-5.2%포인트) 등이 심한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아일랜드(+0.4%포인트), 핀란드(-0.1%포인트) 등은 봉쇄조치에도 산업생산이 크게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엄격성지수 상승에 따른 소매판매 영향에서는 우리나라가 OECD의 8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엄격성지수가 10포인트 오를 때 우리나라의 소매판매 영향은 -0.3%포인트로 매우 낮은 반면, OECD 평균은 -2.3%포인트에 달했다. 룩셈부르크(-5.8%포인트), 캐나다(-4.2%포인트), 스페인·프랑스·터키(각각 -3.6%포인트) 등은 경제봉쇄로 인한 소매판매 감소가 특히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에 대해 “한국 방역당국이 실물경제 위축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성공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비접촉·비대면 소비를 가능하게 한 전자상거래·ICT 발전 수준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코로나19 1차(3~4월) 및 2차(7~8월) 확산기의 엄격성지수와 소매판매 감소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1차 확산기인 3~4월엔 엄격성지수 상승시 소매판매가 감소하는 음(-)의 상관관계가 뚜렷이 나타났지만, 7~8월의 2차 확산기엔 그 상관관계가 약화됐다. 실제로 전년대비 소매판매 규모는 3월에 -8.0%까지 떨어졌지만, 8월에는 0.3%의 소폭 증가세를 유지했다.
예산정책처는 “봉쇄정책의 강도, 비대면 경제 구축, 정부 정책대응 및 백신개발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경제충격이 초기보다 작을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최근의 코로나 확산이 심화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봉쇄정책이 강화될 경우 경제충격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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