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8개 소상공인 사업체 대상 실태조사

코로나19로 매출액 예년의 60% 수준

임대료 부담 70% 등 호소에도 지원 성공은 44%

불안·우울 증세, 메르스·세월호 당시보다 심각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매출은 예년의 60%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시계제로(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움)’가 된 영업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불안·우울 정도도 심각해, 17%는 불안위험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여전한데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았다는 이들은 44%에 그쳐, 지원 사각지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직무대행 김임용)는 ㈜비욘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19일부터 11월 5일까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의 소상공인 10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영향을 매출과 영업 형태부터 지원 실태, 정신적 피해와 향후 회복 방법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 실태조사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올해 매출은 예년의 60%를 조금 넘는 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소상공인 매출은 평균 2억900만원이었고, 평균 종업원수는 2.9명, 일평균 영업시간은 10시간30분, 월 평균 영업일수는 23.7일이었다.

조사에서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는 응답이 전체의 70.8%로 나타났다. 매출이 줄었다는 소상공인들은 매출 감소 비율에 대해 평균 37.4%로 답했다.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62.6% 수준이라는 것이다. 매출 변화가 없다는 답은 28.5%, 매출이 증가했다는 소상공인들은 0.7%였다.

업종별 매출 감소비율은 여가서비스업이 43.9%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 교육서비스업(40.4%), 숙박음식점업(39.5%) 등의 순이었다.

“온 몸으로 방역하고 있다”는 자조가 나올 정도로 소상공인 매출 피해가 극심한 와중에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들은 경제적으로 가장 부담이 되는 고정비용에 대해 임대료(68.8%)를 압도적으로 꼽았다. 인건비(54.1%), 각종 세금(50.6%) 등으로 인한 비용부담도 상당했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은 이들은 43.8% 뿐이었다. 아예 신청을 차지 않았다는 이들도 44.1%나 됐다. 신청을 받지 못했다는(10.2%) 이들은 그 이유로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87.5%)이라 답했다. 정부의 지원요건이 현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청하지 않은 이유도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80.5%나 됐다.

지원받은 이들은 지원금을 주로 임대료(47.3%)나 인건비(19.1%) 등 고정비용 지출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받은 사업의 수는 평균 1.3개로, 전체 지원금액 평균은 152만원, 지원사업당 지원금액은 평균 119만원이었다.

소상공인들은 향후 필요한 정책으로 긴급경영안전자금 대출(56.5%)이나 임대료 지원(51.2%), 직간접세 세제 혜택이나 감면(47.0%) 등을 꼽았다. 소공연은 “향후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원요건을 완화하는 것도 충분히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생활에 지장을 겪는 정도는 메르스 사태나 세월호 참사 당시와 비교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 영향도는 27.3%, 세월호 참사 영향도는 55.4% 수준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는 95.6%에 달했다.

특히 소공연은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소상공인들이 겪는 우울과 불안 등 정신 건강 문제를 조명했다. 우울 측정 도구에 기초한 소상공인들의 우울 정도는 20.2%가 우울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즐거움 없음’, ‘불면’, ‘피로’, ‘말/행동 느려짐’, ‘자살생각’ 등 우울항목에 해당하는 정도를 합산해 즉정한 결과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일반인들의 우울 위험군 비율이 18.6%였던 것에 비해서도 더 높은 수준이다. 일반인들보다 소상공인들의 우울 정도가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불안장애 선별도구를 활용해 정도를 측정한 결과를 봐도 응답자의 17.1%가 불안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불안 정도가 높은 소상공인들은 폐업 의사도 더 높았다. 3개 중 2개 사업체(67.6%)는 코로나19에도 사업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폐업을 고민하거나 폐업 예정이라는 사업체도 31.7%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폐업하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한 사업체는 0.7%였다. 소공연 분석 결과, 특성우울이 심할수록 폐업의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공연은 불안이나 우울 같은 심리적 피해는 폐업의도를 높이는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울 정도를 관리할 수 있는 치유책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 “이번 실태조사에서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부담이 크다는 점이 확인된만큼 임대료 직접 지원 방안, 긴급대출 대폭 확대와 같은 지원 대책이 신속히 실행돼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