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백신 개발 6건 진행, 임상 1/2상의 초기 단계
선진국에 비해 뒤쳐진 건 사실이지만 개발 중단해선 안돼
백신 개발 노하우 쌓아 놓아야 다음 팬데믹 대비 가능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전 세계가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지금까지 백신 개발에 성공한 곳은 미국, 영국 등 몇 개 국가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 역시 백신 개발에서 뒤처져 있는 위치다. 현재로서는 백신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불안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백신은 모두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올 해 내로 개발이 완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속도가 늦더라도 백신 개발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이후 언젠가 또 다시 찾아올 팬데믹 상황에서 지금의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백신은 총 6개다. 이 중 3개가 DNA 백신이다. 여기에는 국제백신연구소(INO-4800), 제넥신(GX-19N), 진원생명과학(GLS-5310)이 있다. 이 백신 후보물질들은 모두 임상 1상과 2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DNA 백신은 mRNA 백신과 함께 유전자 백신이라고 한다. 범용 백신 플랫폼에 이중나선 구조인 DNA를 넣느냐, 단일 가닥으로 된 RNA를 넣느냐에 따라 DNA 또는 RNA 백신으로 나뉜다. DNA 백신도 RNA 백신과 마찬가지로 아직 상용화된 적이 없어서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유통 방법, 중화항체 지속 여부 등 RNA 백신과 비슷한 과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 2개를 개발 중이다. GBP510이 지난 해 11월부터 임상 1/2상을 동시 진행하고 있고, 지난 해 말 임상 승인을 받은 NBP2001은 임상 1상을 시작했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바이러스의 껍데기에 있는 돌기(스파이크)를 인체의 세포수용체에 결합시켜 주입하는 방식이다. 실제 바이러스가 아니어서 기존 백신보다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B형간염 백신이 이런 방식으로 제조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재조합 방식은 이미 여러 백신을 통해 검증이 된 방식”이라며 “기존 생산설비를 이용할 수 있어 대량생산도 가능하고 가격도 유전자 백신보다 저렴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개발 중인 곳은 셀리드(AdCLD-CoV19)가 있다. 바이러스벡터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처럼 전달체(벡터)를 이용해 개발하는 방식이다. 셀리드는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 개발 중인 백신들은 모두 임상 1상 또는 2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무리 개발이 빨리 진행되고 임상 2상 후 조건부 승인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올 해 내로 상용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에서는 코로나 상황 초기부터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백신에 대한 필요성을 일찍 깨닫고 전폭적인 재정 및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역설적으로 한국은 방역이 잘 이뤄지면서 위기감이 크지 않아 백신 개발이 뒤쳐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 백신 개발이 멈춤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어도 향후 나타날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경험을 미리 쌓아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백신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1년 만에 백신이 개발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과학계가 백신 개발 플랫폼 등을 꾸준히 연구했기 때문”이라며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바이러스가 많다. 이런 바이러스들이 언제 또 다른 팬데믹을 불러 올지 모르기 때문에 백신 개발에 대한 연구는 다음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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