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둘째주 공표
권익위 “아직은 미정…계속 손보는 중”
국민 여론 ‘중개료 과하다’…개편은 불가피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10억원 아파트를 매매하면 최대 900만원까지 내야했던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500만원대까지 낮아진다? 최근 이런 보도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위 내용은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내놓은 개선안 4가지 중 하나일 뿐입니다.
30일 권익위 관계자에 따르면 중개료 개선방안은 내달 8일께 내부 의결될 예정입니다. 최종안은 2월 둘째주 중 외부 공표됩니다. 이때 가봐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900만원과 500만원은 어떻게 나온 금액일까요. 현재 서울시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표는 매물 가격대를 세 단계로 나누고 구간별 상한요율을 달리 정합니다. 매매의 경우 2억원 이상 6억원 미만 매물에 대한 중개보수는 최대 0.4%까지,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은 최대 0.5%, 9억원 이상부터는 0.9%가 적용됩니다. 10억 아파트에 구간 단일요율 0.9%를 곱하면 900만원이 됩니다.
권익위는 9억원 이상 주택에서 급격한 상승을 막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이를 네가지 안 중 첫번째 안에 담았습니다.
먼저 ‘이상’을 ‘초과’로 바꾸고 ▷3억원 이하(0.4%) ▷3억원 초과~6억원 이하(0.5%) ▷6억원 초과~9억원 이하(0.6%)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0.7%) ▷12억원 초과~18억원 이하(0.4%) ▷18억원 초과~24억원 이하(0.3%) ▷24억원 초과~30억원 이하(0.2%) ▷30억원 초과(0.1%) 8가지로 세분화합니다.
거래금액의 구간표준 보수요율을 곱한 후에는 ‘누진차액’을 공제하거나 가산합니다. 12억원 이하까지는 누진차액을 빼주고, 12억원 초과부터는 누진차액을 더해줍니다. 9억 초과~12억 이하는 누진차액이 180만원입니다. 그러니까 10억원 짜리 집에 대한 중개료는 520만원(10억원*0.7%-180만원)으로 계산됩니다. 기존 방안보다 가격과 비례해 중개료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효과를 얻게됩니다.
당장 서울시 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원 언저리에 다다른만큼 주택을 거래하는 실수요자들 입장에선 1000만원에 가까운 이 중개료가 무척 부담스럽습니다. 분명 이보단 넘지 말란 ‘상한’ 요율이 현실에선 기본요율처럼 적용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실제로 권익위가 지난해 11월 2일부터 13일까지 홈페이지 국민생각함을 통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참여자의 53%가 현행 중개료 부담이 과하다고 답했습니다. 설문에는 총 2478명이 참여했는데 이중 공인중개사가 49.8%, 일반 국민이 50.2%였습니다.
특히, 현행 9억원 초과 주택 매매시 적용되는 상한요율 0.9%은 과하다는 의견이 76.5%로 과반수를 훌쩍 넘겼고, 0.5% 이상~0.7% 미만 사이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어떤식으로든 현행 중개수수료 책정 방식엔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권익위가 제시한 개선안 중에는 위 내용 말고도 ‘단일 요율제’ 또는 ‘단일 정액제’ 개념도 있습니다.
단일 요율제를 택한다면, 매매는 0.5% 이하에서, 임대차는 0.4% 이하에서 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익위는 밝힌바 있습니다.
또한, 서울시 내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주택 가액과 상관없이 모든 거래에서 매도인과 매수인 양쪽으로부터 100만원을 일률적으로 받고 있기도 합니다. 권익위는 만일 이같은 단일정액제 방식을 적용할 시에는 관계부처 및 특별 광역시도와 공인중개사협회간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설 연휴가 지나면 본격적인 봄 이사철이 시작됩니다. 시장의 혼란을 막기위해서라도 그 전에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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