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들의 병기창/문광훈 지음/한길사=일찍부터 발터 벤야민 사유의 가공할 만한 폭발력에 관심을 가진 독문학자 문광훈이 6년간의 작업 끝에 내놓은 1104쪽에 달하는 방대한 벤야민 연구서다. 저자는 벤야민이 쓴 네 권의 저서, 500편이 넘는 논문과 논설, 서평, 소책자, 정치적 선전문구, 플래카드, 포스터 등을 모두 찾아 읽었고 벤야민 사상의 다양한 주제에 따른 대표적인 연구자의 저술, 특히 독일어권 저작을 최대한 살폈다. 수집을 한 뒤에는 벤야민의 사유를 재구성했다. 출판사는 “역사, 정치경제, 법, 신학, 예술, 기술, 매체, 번역, 문화 등 벤야민 사상의 여러 면모는 ‘가면들의 병기창’ 속에 별무리처럼 정확하고 아름답게 ‘배치’되고 구조화된다”고 섦여했다. 발터 벤야민의 ‘현재성’을 규명하고 한국의 문화적ㆍ문학적 지형에서의 독해 가능성을 타진한다.

▶킹 다윗/조나단 커시 지음, 조윤정 옮김/다른세상=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변호사인 조나단 커시의 신작으로 ‘성서가 감춘 제왕의 역사’라는 부제대로 기독교의 문헌과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다윗에 대한 대중적이고 도발적인 연구서이다. 알파메일(우두머리 남성)이자 영웅, 슈퍼스타, 섹스 심볼로서의 다윗, 신화적 존재로서의 다윗, 역사적 실존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서의 다윗을 추적했다. 저자가 좇은 다윗의 진면목은 ‘신이 선택한 존재’이기 이전에 ‘정치적 자질과 전략가로서의 재능을 통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한 야심가’라는 것이다. 강력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정복자로서의 다윗이다. 이 책이 담고 소개하는 가장 도발적인 주장은 성서가 다윗 왕실의 전기에서 비롯됐을 지 모른다는 가설이다.

▶빚으로 지은 집/아티프 미안ㆍ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열린책들=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자 아티프 미안과 시카고 대학의 금융 담당 교수 아미르 수피가 공동 펴낸 경제 연구서로 과다한 가계 부채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가계 부채가 경제 불황의 근본 원인이며 빚을 진 가계들 뿐만 아니라 국민 경제 내의 그 누구도 가계 부채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가계 부채의 급증은 소비 지출의 감소를 가져오고 이는 장기 불황으로 이어진다. 경제 침체의 가장 큰 타격은 가장 적게 가진 사람들에게 가해지며, 부의 불평등은 강화된다는 것이 저자들의 연구 결과다. 저자들은 대공황과 대침체, 현재 유럽의 경제 위기가 엄청난 규모로 늘어난 가계 부채가 소비 지출의 급락을 초래함으로써 일어났다는 가설을 실증적인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