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 기한…배터리 소송 운명 가른다
조지아 주지사·상원의원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 요청”, 블룸버그 “결정 뒤집기 쉽지 않다”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4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사건 최종 의견서’를 공개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TC 결정은 판결 60일 이내에 미국 대통령의 재가로 효력이 발생한다. 미국 시간 기준으로 오는 4월 10일이 기한이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한달여 앞두고 양사의 물밑 공방전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지난주 백악관에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에 개입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류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서류에는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미국 내 수입 금지 10년’ 명령을 내린 ITC의 결정이 현재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약 3조원을 투자해 연간 43만대 분량(21.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2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2025년까지 추가로 34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 측 설명이다.
앞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WSJ은 “LG 측도 지난주 바이든 행정부의 무역 관련 인사들을 만나 ITC의 결정이 번복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검토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교통부 부장관 지명자인 폴리 트로튼버그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ITC의 판정이 정부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판정이 바이든 정부의 녹색 교통 목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결의 영향을 분석하겠다는 원론적인 언급일 가능성이 크지만, 내각 고위직 지명자가 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조지아주의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SK이노베이션 공장은) 조지아 역사상 가장 큰 경제 투자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탄소 배출과 기후 변화에 맞서고자 전기차를 늘리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단기적으로는 2600개의 청정 에너지 일자리를 잃고 장기적으로는 1만개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조지아 주민에게 필수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의 멘트를 인용해 “ITC 판결이 뒤집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ITC사건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피터 토른 변리사는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건에서는 피고의 심각한 위법 행위가 있다는 사실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이)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대통령이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딱 한 차례다. 지난 2013년 6월 애플이 삼성전자 무선통신 기술관련 표준 특허를 침해한 것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결정했다. 당시 ‘ITC 결정이 자국 국민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여론이 강하게 터져 나온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미국 대통령의 최종 결정 전까지 양사가 ‘극적 합의’를 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는 합의 등 추가적인 논의에 대해 “특별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인 두 회사의 합의는 궁극적으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와 노동자들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면서 양사 합의를 촉구한 바 있다.
이날 ITC 최종 의견서 공개와 관련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ITC 결정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대통령 검토(Presidential Review)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거부권 행사도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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