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8명 투잡…‘마이크로 워크’ 월수입 36만원

사회보험 가입률 비정규직 밑돌아…처우 열악

“정부 차원의 플랫폼 노동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로 등장한 인공지능(AI) 딥 러닝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입력하는 온라인 플랫폼 노동자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비정규직을 밑도는 등 처우가 열악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이 ‘투잡’을 뛰는데도 월평균 총소득은 최저임금 수준보다 조금 높은 227만원에 그쳤다.

인공지능(AI)의 딥 러닝이 공상과학에서 등장했던 일반 AI를 실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미래기술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마이크로 워크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 상황에 처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의 딥 러닝이 공상과학에서 등장했던 일반 AI를 실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미래기술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마이크로 워크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 상황에 처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12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온라인 마이크로 워크(Micro work) 노동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0일부터 12월24일까지 A사의 플랫폼 노동자 54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2%는 오프라인 일자리에서 주소득 활동을 하거나(60.4%),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일감을 얻는(16.8%) 등 대부분 ‘투잡’ 형태로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10명중 8명이 ‘투잡’이라는 얘기다.

마이크로 워크는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는 등의 목적을 위해 사람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이미지·텍스트·음성 등의 데이터를 분류하고 가공하는 플랫폼 노동 유형을 일컫는다.

이 일을 하는 플랫폼 노동자의 48.9%는 임금노동자이거나 직전에 직장에서 일한 사람들이었다. 비경제활동을 하다 마이크로 워크 일자리를 얻은 경우는 33.9%로 나타났다. 수익을 보충하기 위해 투잡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투잡 소득을 포함한 이들의 총소득은 월평균 227만원으로, 이 중 마이크로 워크 수입은 36만7000원이었다. 일하는 환경이나 일과 생활 균형의 측면에서 업무 만족도는 일반 임금노동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임금을 늦게 받거나, 지속적인 업무 수정을 요구받는 등 계약 내용을 어기는 부당한 경험을 당하는 경우가 잦다는 답변도 적지 않게 나왔다.

게다가 마이크로 워크 작업자 다수는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민연금 직장가입 비율은 42.8%, 건강보험 직장가입 비율은 43.9%, 고용보험 가입률은 43.7%로 나타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른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의 평균 사회보험 가입률은 국민연금 37.8%, 건강보험, 49.0%, 고용보험 46.1%다. 비정규직 평균보다 이들 마이크로 워크 작업자의 사회안전망이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김종진 선임연구위원은 “마이크로 워크 작업자를 보호하고 좋은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온라인 플랫폼 노동에 대한 노동보호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플랫폼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조건과 규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 봄 직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