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법상 급여 신청기간 ‘강행규정’ 판단
“일정기간을 준수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근로자가 육아휴직이 끝난 지 1년이 지났다면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첫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 재판관)는 18일 A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을 상대로 낸 육아휴직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쟁점이 된 육아 휴직 급여의 ‘신청 기간’을 규정한 고용보험법 제70조 2항이 ‘강행규정’이라고 판단했다. 강행규정은 이를 위반한 행위나 절차 효력을 무효로 하는 규정이다. 항소심은 해당 규정을 위반 시에도 아무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훈시규정’으로 보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고용보험법은 육아휴직급여의 신청 기간을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후 1개월부터 육아휴직이 끝난 날 12개월 이내’로 제한한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해당 규정의 성격에 대해 밝힌 첫 선고다.
재판부는 “이 사건 조항은 육아휴직급여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기 위한 강행규정”이라며 “조항의 본문과 단서 모두 일정 기간 이내에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일정한 기간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법률 문언의 바람직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철상 대법관은 “입법부가 명확히 강제력을 부여하고 있는 법률 조항을 사법부가 훈시규정이라고 선언하는 것은, 법률의 폐지와 마찬가지로 사법부 권한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보충의견을 냈다.
반면, 박상옥·박정화·민유숙·김선수·이흥구 대법관은 해당 조항이 1년 내 신청할 것을 촉구하는 ‘훈시규정’이라는 소수의견을 냈다. 박 대법관 등은 “신청 기간을 제척기간으로 운용하는 것은 유연한 대처에 저해가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했다면 해당 근로자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고용보험을 관리하는 기관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제척기간이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권리를 소멸시키는 기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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