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32만~687만원씩 총 2억100만원 배상

“사회 통념상 참을 수 없는 정도로 생활에 방해”

태양반사광 강도·유입시간 등 주요 요소로 고려

시야 차단되는 밝기보다 2800배 밝은 빛 들어와

대법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대법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부산 해운대의 초고층 건물에서 반사된 햇빛으로 일상생활에 피해를 본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총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김모 씨 등 부산 해운대구의 아파트 주민 50명이 HDC(변경 전 현대산업개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판결로 소송을 낸 아파트 주민 중 34명은 1인당 132만~687만원씩 총 2억100만원을 손해배상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건물 외벽 유리에 반사된 햇빛이 인근 주민에게 사회 통념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생활에 방해가 된다면, 해당 건물을 지은 시공사 겸 시행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생활방해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 반사된 햇빛의 강도와 유입시간을 중요한 고려요소로 판단했다.

법원 감정 결과, HDC 건물에 반사된 햇빛이 김씨 등의 아파트로 들어와 생활을 방해한 시간대 중간 지점의 밝기는 6983만1354㏅(칸델라)/㎡로 나타났다. 1㏅/㎡는 양초 1개의 밝기 정도로, 통상 2만5000㏅/㎡를 넘는 빛이 눈에 들어오게 되면 사람의 시각 능력은 순간적으로 손상된다. 시야가 차단되기 직전 밝기인 2만5000㏅/㎡의 약 2800배에 달하는 빛이 김씨 등의 아파트로 반사된 셈이다. HDC는 해당 건물을 지으면서 로이(low-E) 복층유리를 외장재로 사용했다. 로이 복층유리의 태양광선 반사율은 37.8%, 가시광선 반사율은 29.6%로, 일반적인 복층유리(태양광선 13%, 가시광선 16.8%)보다 훨씬 높은 반사율을 지닌다.

또한 HDC 건물에 반사된 햇빛이 김씨 등의 아파트로 들어와 생활을 방해하는 현상은 각 세대에 따라 연간 31일에서 187일간 발생했다. 총 발생시간은 연간 1시간 21분에서 73시간으로 나타났다. 1년 중 해가 가장 오래 떠 있는 하지(夏至)를 기준으로 하면 지속시간은 7분에서 1시간 15분까지로 집계됐다.

앞서 1심은 건물 외벽에서 반사되는 햇살로 인해 김씨 등이 참을 수 없는 생활방해를 받는다는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반면 항소심은 HDC 건물 외벽 유리에 반사돼 김씨 등의 아파트로 유입된 햇빛이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수준을 넘는 피해를 주고, 그로 인한 부동산 가치 하락에 상응하는 손해의 80%를 배상해야 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 등이 주장한 냉방비용으로 인한 손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